러 내부 교전에 미군 험비 등장? 美측은 “설정사진 같은데…”

  • 문화일보
  • 입력 2023-05-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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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2~23일(현지시간) 러시아 벨고로드 주에서 벌어진 교전 사태에 관해 러시아 국방부는 무장단체가 미군 장비인 험비 전술차량을 동원했다고 주장하며 현지 매체들에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러 국방부 영상·사진 공개하며 ‘美 개입설’
미국 측 "보도들의 진실성에 회의적" 반박
구조나 재질 등 현재 모델과 다르단 지적도





최근 러시아 본토 내에서 벌어진 반체제 그룹의 교전 사태에 미군 장비가 등장했다며 미국이 이번 사태에 개입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 측은 이 같은 주장에 "진실성에 회의적"이란 반응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23일(현지시간) 서부 지역 벨고로드 주에서 최근 벌어진 교전 사태에 관해 "우크라이나 무장 세력이 사용하다가 파괴되거나 버려진 미국산 장비들"이라며 관련 사진과 영상을 이날 현지 매체들에 공개했다. 이들 사진과 영상 속에는 파괴된 미국제 험비(Humvee) 야전 전술차량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러시아 매체들은 해당 사진과 영상을 바탕으로, 미국산 ‘M1124 인터내셔널 맥스프로’ 지뢰방호장갑차(MRAP·엠랩) 최소 3대가 이번 교전에 투입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이들 차량 가운데 최소 2대는 러시아군에 노획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러시아 국방부의 영상과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등장한 험비와 엠랩에 대해 "앞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군수품 목록에 수백 대 포함된 장비들"이라고 설명하며 "러시아 국방부는 이를 근거로, 미국이 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교전에 미국이 개입했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미국 정부 측은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사진과 영상에 나오는 장비들의 상태를 볼 때, 이번 교전과는 관계가 없는 걸로 보인다"며 "이전에 별도로 확보한 장비들을 가져다가 촬영을 위해 설정(staging)한 것 같다"고 VOA에 말했다. 또 VOA도 "실제로 해당 장비들의 겉모습은 현실적으로 보인다"면서도 "차량 내부 등은 구조, 설비 재질, 형태가 현재 운용 중인 모델들과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측의 ‘미국 개입설’에 대해 "현시점에서 이 보도들의 진실성에 회의적"이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경 밖에 대한 공격을 가능하게 하거나 권고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에 아주 명백히 밝혀왔다"고 반박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인접한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교전이 벌어진 가운데, 러시아 내부 반체제 단체인 ‘러시아 자유군단’(Freedom of Russia Legion)은 트위터에 게시한 영상에서 이번 교전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다. 트위터 캡처



앞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주에서는 지난 22~23일에 걸쳐 무장단체와 러시아군 사이의 교전이 벌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본토에 대한 침입과 교전이 대대적으로 이틀간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격을 벌였다고 주장한 러시아 반체제단체 러시아 자유 군단(Freedom of Russia Legion)은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해방된 영토에서 새벽을 맞았고,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공격에 동참한 또 다른 반체제단체 러시아 의용군(RVC)은 노획한 장갑차에 있는 러시아군의 ‘Z’ 표식을 자신들의 로고로 덮는 장면을 공개했다. 교전이 격화되면서 벨고로드주는 대테러작전을 선포하고 주민 대피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23일 브리핑에서 이번 교전에 대해 "대테러작전 과정에서 공습과 포격, 국경 수비대의 적극적인 작전으로 민족주의 세력을 차단하고 파괴했다"며 "테러리스트 70여명을 사살하고, 장갑차 4대, 트럭 5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테러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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