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자값 펑펑 올리며… 연구·개발비엔 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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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5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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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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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사, 혁신제품 개발 외면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
1% 안팎… 10년째 제자리

원가부담 소비자에 떠넘기고
광고비는 1년새 최고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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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자재 비용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 라면·과자·빵 등 가공식품 가격을 줄줄이 올려 수익성을 강화한 식품기업들이 정작 핵심 경쟁력인 연구·개발(R&D) 투자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식품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이 10년 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마케팅에 필요한 광고선전비를 늘린 곳은 많았다. 제품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인기 제품 판매에만 급급해 혁신 기술, 신제품 개발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은 1%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R&D 비용은 2191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비중은 1.17%였다. 10년 전인 2012년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은 1.43%(1019억 원)로 오히려 줄었다.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의 지난해 R&D 비용은 287억 원(매출액 대비 0.9%)으로 전년(293억 원·1.1%) 대비 규모와 비중이 모두 줄었다. 오리온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지난 2020년 0.84%에서 지난해 0.56%로 감소했다. 삼양식품(0.28%), SPC삼립(0.24%), 하이트진로(0.20%) 등도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이 0.5%에 미치지 못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중이 평균 3%대임을 고려하면 식품기업들의 R&D 집중도가 다른 업종에 비해 낮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식품기업은 R&D 대신 마케팅을 위한 광고선전비는 대폭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2440억 원을 지출해 전년(1759억 원) 대비 38% 증가했다. 농심도 지난해 광고선전비가 753억 원으로 전년(607억 원)보다 24% 늘었다. 대상과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도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가 각각 23.6%, 20% 증가했다.

식품기업들은 지난해 원·부자재 비용이 급격히 치솟으면서 R&D 비중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을 내건 식품기업들이 경쟁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R&D에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 대형 유통기업 관계자는 “식품기업들이 공정 혁신, 혁신 제품 개발을 뒤로한 채 모방, 인기 제품 판매에만 몰두할 경우 국내 식품산업 경쟁력은 함께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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