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직원 의무 육아휴직·하루 3시간 단축근로… ‘저출산 극복’ 팔걷은 기업[문화미래리포트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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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3-05-26 09:47
업데이트 2023-05-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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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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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 문화미래리포트 2023 - 인구, 국가 흥망의 열쇠
(8) 재계도 인구위기 대응 앞장

삼성, 자녀돌봄휴직제도 도입
현대차, 120분 수유시간 제공
포스코, 둘째 낳으면 500만원
HD현대, 유치원 교육비 지원

인구문제-인재확보 직결 인식
일-가정 양립환경 적극 조성
이재용 회장 “워킹맘이 애국자”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래픽 = 송재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초 새해에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깜짝 선물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삼성SDS 잠실캠퍼스에서 워킹맘들과 만나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직원이 애국자”라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네쌍둥이 자연분만에 성공한 포스코 김환 사원 부부 집을 방문해 유모차와 용돈을 직접 전달했다. 두 회장의 행보는 저출산 등 인구 문제에 기업들이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저출산과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인구 위기가 한국 사회는 물론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자, 기업들이 체질 개선과 함께 경영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출산과 육아를 개인 부담으로 떠넘기던 과거의 수동적 태도를 과감히 털어내고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원팀’ 체제 구축에 나선 것이다. 인구 위기는 곧 미래 인재 확보, 신사업 전략 수립 등과도 직결된 사안인 만큼 재계에도 인구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첫 초산으로 네 쌍둥이 자연분만에 성공한 송리원(왼쪽) SK온 PM과 아내 차지혜 씨가 자녀를 안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SK온 제공



◇시니어·1인 가구 맞춤형으로 사업전략 재편 = 급격한 고령화와 결혼 인구 감소에 따른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기업들의 마케팅과 사업 전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창문형 에어컨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며 대형 에어컨보다 창문형 에어컨을 찾는 수요가 늘자 맞춤형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7세대 아반떼(올 뉴 아반떼)를 출시하면서 ‘세상 달라졌다’ 마케팅 시리즈에 시니어 여성 모델을 투입했다. ‘오너 드라이버’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자 젊은층·사회 초년생이 주 타깃층인 아반떼 광고에 시니어 모델을 등장시킨 것이다. 현대차는 또 과거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그랜저, 아이오닉5 등의 차량에 ‘레트로 디자인’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GS그룹의 유통업체인 GS리테일은 1인 가구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혼자 먹기 적당한 양의 치킨을 판매하고, 신상품 개발에 사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어른이보험’으로 불리는 새로운 보험상품을 마련했다. 기존 어린이보험의 최대 가입 나이를 30세에서 35세로 올린 ‘한화생명 평생친구 어린이보험’을 이달 출시했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이 보험은 80개에 이르는 다양한 특약으로 개인별 맞춤설계가 가능하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9월 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네쌍둥이를 출산한 포항제철소 김환(왼쪽 두 번째) 사원에게 9인승 승합차를 선물했다. 포스코 제공



◇가족 친화적 문화로 저출산 극복 시도 = 국내 주요 기업들은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 유연 근무제와 파격적인 자녀 출산 및 지원 대책을 도입하는 등 가족 친화적 문화 구축에 한층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직무별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근무 제도를 지속해서 확대 도입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 제도와 연간 휴가 계획 수립을 통해 개인의 상황에 따라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수반되는 임직원의 자율성과 책임을 강화해 ‘워크 스마트(Work-Smart)’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출산·육아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산 휴가, 육아·난임·자녀 돌봄 휴직제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을 국내법에 앞서 도입했다.

SK그룹은 자녀 출산 및 양육 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유연근무제와 거점오피스 등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SK E&S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의 학자금을 자녀 수에 제한 없이 지원하고 있다.

또 만 8세 이하 혹은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구성원들은 3∼7시간 단축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만 9개월부터 만 4세 자녀를 둔 맞벌이 구성원 및 3자녀 이상 외벌이 구성원을 대상으로 영유아 보육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출산 및 육아 지원을 위한 ‘일과 가정 양립’ 제도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사내 어린이집 운영은 물론 출산한 여성 직원에게 출산 후 1년 동안 1일 120분의 유급 수유 시간을 제공하고, 회사가 지정한 호텔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중 출산휴가도 지원하고 있다. 출산 관련 휴가도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육아휴직, 출산 전후 휴가, 배우자 출산 휴가, 보건 휴가, 가족 돌봄 휴가 등으로 세분화했다.

포스코는 임직원의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한 ‘생애주기별 가족 출산 친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결혼하면 결혼 축하금으로 100만 원을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신혼 여행 지원금 200만 원도 지급한다. 결혼 후 출산하면 첫째는 200만 원, 둘째부터는 500만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다. 난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임직원을 위해서도 시술비와 난임 휴가 등을 제공 중이다. 포스코는 지난 2020년부터 ‘경력단절 없는 육아기 재택근무제’도 시행하고 있다. 자녀 장학금 제도를 운영해 1∼2자녀 기준 8000만 원, 3자녀 기준 1억2000만 원, 4자녀 이상 1억6000만 원을 실비로 지원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여성 자동육아휴직제’와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를 도입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제도를 강화해 저출산 문제 극복에 이바지한다는 취지에서 여성 자동육아휴직제는 출산한 여성 직원이라면 누구나 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말 그대로 ‘자동’이기 때문에 상사의 결재도 필요 없다. 지난 2017년에는 여성 직원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확대했고, 한국 대기업 최초로 남성 육아휴직도 의무화했다.

HD현대는 초등학교 입학 전 3년간 임직원 자녀의 유치원 교육비를 자녀 1인당 연 600만 원, 총 1800만 원까지 지원한다. 또 전 계열사가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직원이 자유롭게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근홍·이승주·김호준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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