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창리 제2발사장 건설 ‘다탄두 ICBM 개발’이 진짜 이유?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 문화일보
  • 입력 2023-05-28 15:09
  • 업데이트 2023-05-2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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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시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 기존 발사대 개조·확장 공사 외에 해안가에 제2방사장을 건설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연합뉴스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기존 발사대 확장, 해안가 제2발사장 건설
군사정찰위성 백두산엔진(액체연료), 북극성엔진(고체연료) 동시 시험 가능성
고체 ICBM 화성-18형 신뢰성 향상 위해 다탄두 ICBM 개발 실험 병행 목적도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기존의 발사대를 업그레이드하는 확장 공사에 이어 해안가에 별도의 제2발사장 건설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외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존 화성 계열 백두산엔진을 사용하는 액체연료 추진체(로켓) 외에 화성-18형으로 명명된 북극성 엔진 계열 고체연료 추진체를 동시에 시험발사하기 위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제2발사장은 현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3㎞ 가량 떨어진 해안가에 건설 중이다. 군 당국은 28일 공사 진척 속도로 미뤄볼 때 북한이 “탑재 준비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실물을 공개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쏠 유력한 장소로 서해위성발사장 외에는 다른 대안은 없는 상태다.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이 보도한 상업위성 사진을 보면 해안가 새 발사장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파란색 지붕의 건물과 피뢰침이 설치된 철탑 등이 들어섰다. 건물은 발사체를 조립하거나 완성된 발사체를 옮겨와 일시 보관하는 용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발사체를 세울 발사대나 발사된 발사체를 추적하는 레이더와 관측 카메라 등의 모습은 아직 식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발사대를 설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터 파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3월 서해 위성발사장과 관련해 대형 운반로켓을 발사할 수 있도록 발사장 구역과 로켓 총조립 및 연동 시험시설들을 개건·확장하도록 했고, 연료주입 시설과 보급계통 증설, 발사 관제시설 및 주요 기술초소 현대화를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이 기존 위성발사장을 확장해 업그레이드하고 별도로 해안가 근처에 급히 새 발사장을 짓는 의도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닷가는 해무가 잦고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 단점이 있어 새 발사장에 세워진 6개 철탑 중 상대적으로 높은 철탑 2곳에 낙뢰로부터 발사체를 보호하기 위한 피뢰침을 설치한 것도 이런 기상 여건을 반영한 조치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찰위성을 탑재해 쏠 발사체의 직경과 길이 등 제원과 추진력이 기존의 발사체보다 커져 기존 발사대를 이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에 제2발사장 건설을 서둘렀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기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2012년 두차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2016년 광명성 4호를 발사한 바 있다. 이들 발사체의 1단 추진체는 노동-B(무수단) 엔진 4개(118tfs·톤포스 규모), 2단은 스커드 엔진 1개를 사용했다. 탑재한 위성체 무게는 100~200㎏으로 평가됐다.

기존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는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장거리 로켓을 쏘는 데 적합하게 고안됐다. 현재 67m 높이에 자동 개폐식으로 현대화된 발사대는 로켓 엔진 노즐이 발사대 밑으로 내려가도록 설치됐다. 점화 후 엔진 노즐에서 나오는 고열의 화염을 발사대 아래로 내려보내고, 이를 측면으로 나가도록 유도하는 시설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정찰위성 1호기를 노동미사일 계열보다 위력이 커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화성-15,화성-17형 등 ‘백두산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발사체에 탑재해 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다. 이 경우 1단 로켓 직경이 광명성-4호보다는 더 커질 것으로 보여 기존 발사대를 그대로 이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북한은 옛 소련제 RD-250 트윈엔진 2세트(4개 엔진)를 모방해 백두산 액체엔진을 개발했다. 지난 17일 공개한 중량 300㎏ 추정 정찰위성을 발사하려면 이 백두산엔진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장영근 한국 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은하 3호 등과 다른 새로운 발사체를 만들었다면 그에 맞는 발사시설이 필요할 것”이라며 “기존 (서해위성발사장) 발사대는 화염을 측면으로 유도하기 위해 엔진 노즐이 밑으로 깊이 들어가게 돼 있는데 백두산엔진을 사용하는 새 발사체라면 기존 발사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두산엔진을 이용하는 발사체라면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기존 발사대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 만든 발사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나로우주센터에도 2개의 발사대가 있다. 2013년 러시아 기술로 발사체 엔진을 제작해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제1발사대는 러시아로부터 입수한 기본 도면을 토대로 국산화 과정을 거쳐 개발됐다. 나로호는 총길이 33.5m에 140톤포스 규모의 2단 발사체였다.

그러나 누리호가 총길이 47.2m에 200t의 3단 발사체로 커지면서 기존 제1발사대를 사용할 수 없어 누리호 발사대 시스템(제2발사대)을 국내 기술로 구축했다. 제1발사대보다 1.5배 정도 크다.

북한의 새 발사장 공사 현장을 보면 액체연료주입 시설은 보이지 않는다. 지상 발사대와 그 아래 지원시설 규모도 아직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만약 북한이 연료주입 시설을 설치한다면 대형 액체연료 발사체를 발사할 정황으로 볼 수 있지만, 아직은 그런 작업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북극성 계열 화성-18형을 기반으로 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대형·소형 발사체를 주기적으로 발사할 용도로 새 발사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VOA에 따르면 발사장은 대형 콘크리트 패드(가로 140m, 세로 40m)와 그 주변으로 각종 구조물이 설치되고 있는데 그 규모는 기존 서해위성발사장보다 훨씬 작다. 이런 규모로 미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발사체 발사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는 설명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의 제2발사장 건설 의도에 대해 “기존 발사대는 발사체를 배치하는 식(조립식)이어서 자주 연속적으로 발사하지 못한다”면서 “고체연료 발사체를 자주 또는 연속적으로 발사하기 위한 의도로 추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발사장 규모가 크지 않고 현재까지 연료주입 시설도 보이지 않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대형 또는 소형 발사체를 주기적으로 발사하려는 목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영근 교수도 “북한이 현재 새 발사대를 구축하는 단계”라며 “발사대 시설 형상이나 발사장 주변 시설 등을 고려할 때 소형 고체추진제 발사체를 발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지난 3월 140톤포스 고체연료 화성-18형을 발사했다”며 “새 발사장에서 고체연료 ICBM 추진체 신뢰성 향상 및 다탄두 개발을 위한 시험발사를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북극성 계열 고체엔진과 관련 2016년 직경 1.1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1형, 2017년 직경 1.4m 북극성 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부터 시작해 2019년 직경 1.4m 북극성-3형, 올해 3월 직경 1.8m 화성-18형 등 고체연료 엔진 규모와 추력을 꾸준히 키워 웬만한 중량의 위성을 고체연료 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한이 화성-18형을 ‘북한판 야르스’를 목표로 개발된 다탄두 탑재형 ICBM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신승기 연구위원은 ‘화성-18형 최초 시험 발사 평가 및 함의’ 보고서에서 “화성-18형은 토폴-M과 유사한 500㏏(1kt=1000TNT 폭발력) 위력의 단일 탄두나 야르스와 유사한 수준의 150∼200㏏급의 탄두 3발을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의 최종 목표가 다탄두 고체연료 ICBM 개발인만큼 새 발사장에서 다양한 군사정찰위성 시험발사를 하면서 화성-18형 기반 고체연료 발사체를 사용한 다탄두 기술 확보 실험을 병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북한의 소형 고체추진제 발사체 개발 기술이라면 초소형 위성(큐빅 위성) 여러 개를 동시에 궤도에 올릴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기술이 ICBM 다탄두 기술과 접목된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6일 딸 주애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정찰위성 1호기의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을 마치고 탑재 준비까지 완료됐다고 밝혔다.조선중앙TV 캡처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의 데이브 쉬멀러 선임연구원은 지난 24일 RFA에 액체연료주입 시설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면서 고체추진제 로켓을 활용해 정찰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최근 실물까지 공개한 정찰위성 1호기를 언제 쏠지도 관심이다. 장영근 교수는 “발사체 기술적 측면에서 인공위성 발사 및 성공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위성을 쏘려면 위성체와 발사체, 발사대를 포함한 발사시설을 완벽하게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런 단계적 과정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조만간 발사할 것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지금까지 (정찰위성 발사 주장과 관련해) 위성체도 완벽하지 않고 새로운 발사체도 공개하지 않았을뿐더러 발사 시설도 아직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빨라야 오는 7~9월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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