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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죄질 나쁘고 죄책 무겁다"며
1·2심 모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투자자들에게 ‘강남 건물주’인 아버지가 연대보증을 해줄 것처럼 속여 160억 원대의 투자금을 가로채고 해외로 도피했던 전직 자산운용사 임원에게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0부(남성민 박은영 김선아 부장판사)는 거액의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기소된 김모(43) 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씨에게 4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자산운용사 임원으로 재직하던 김 씨는 2016∼2017년 "수익을 보장한다"며 주식 대금 명목으로 피해자 16명에게 166억여 원을 빌리거나 투자받고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회사 돈 36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김 씨의 아버지는 서울 강남지역의 한 유명 건물 소유주였다. 이에 김 씨는 재무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건물주인 아버지가 연대보증을 해줄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투자금을 갚지 못할 상황이 되자 김 씨는 2017년 11월 캄보디아로 도피하기도 했다. 이후 피해자들의 고소로 기소중지 상태에 놓였다가 2020년 8월 귀국해 자수했다.
재판부는 김 씨에 대해 "범행의 형태, 사기 편취액과 횡령액의 규모, 범죄 후 해외로 도주한 정황 등에 비춰 죄질이 나쁘고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사건 이후 모든 피해자와 합의해 김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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