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표 노린 ‘퍼주기 대출’… 80%가 원금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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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메랑’된 문 정부 포퓰리즘

전체 보증사고의 98%는 전세
무소득 청년도 담보 없이 대출
금리 인상에 일자리 위기 겹쳐
사고액 벌써 작년의 절반 넘겨

“상환능력 고려 안한 정책” 비판

무주택 청년의 전·월세 자금을 지원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청년 전·월세자금보증’ 상품의 보증사고가 급증한 가운데 보증사고의 80% 이상이 원금 연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을 위한 정책금융 상품의 보증사고율이 증가하면 신용보증기관의 건전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보증심사를 강화하고, 청년층 대상 전·월세계약 및 대출 이용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국민의힘) 의원이 주금공에서 제출받은 ‘청년 전·월세자금보증 사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관련 대출에서 발생한 사고는 총 3558건(2030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청년 전세자금보증’ 사고는 3488건(2026억 원)으로 전체 보증사고의 9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청년 월세자금보증’ 사고는 70건(4억 원)으로 나타났다.

‘청년 전·월세자금보증’ 사고율을 연도별로 따져보면 2019년 0.01%, 2020년 0.14%, 2021년 0.31%, 2022년 1.05%, 2023년 4월 1.89%로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청년 월세자금보증’ 사고율은 2019년 0.27%, 2020년 1.81%, 2021년 3.26%, 2022년 5.58%, 2023년 4월 9.37%로 사고율이 월등히 높았다.

보증사고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원금연체가 1800건(963억 원)으로 전체 사고의 80.6%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기한이익상실이 954건(628억 원), 신용유의정보 등록 272건(161억 원), 기타 250건(121억 원), 이자연체 193건(108억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관련 상품은 문재인 정부가 무주택 청년 지원을 위해 2019년 5월에 출시했는데, 만 19세에서 34세 무주택 청년이라면 소득이 없어도 임차보증금 90% 내로 빌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출시 당시부터 청년층의 상환능력을 너무 고려하지 않는 정책금융 상품에 대해 청년층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최근 구직 환경 악화 및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상환부담 가중이 더해지면서 ‘청년 전·월세자금보증’ 상품의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 의원은 “(보증상품) 사고율이 급증하면 대출금융기관에 대한 대위변제가 증가해 신용보증기관의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채권 보전 조치 의무화 등 보증심사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청년층 대상 건전성 제고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