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서울시 ‘대피 준비’ 경보 오발령에…시민들 “장난하냐” 분통

  • 문화일보
  • 입력 2023-05-31 08:18
  • 업데이트 2023-05-3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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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31일 오전 6시 32분 서울시가 보내온 위급 재난 문자와, 서울시의 오발령 사실을 알리는 행정안전부의 정정 문자



“이태원 참사 겪고도 정신 못 차려…어린이들 크게 놀라” 곳곳서 성토

31일 오전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 발사체가 한반도 남측으로 발사됐다는 속보와 함께 서울시가 ‘대피할 준비를 하라’며 경계경보를 발령하면서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후 행정안전부가 서울시의 경계경보는 잘못 발령된 것이었다고 바로 잡으며 소동이 일단락 됐지만, 이른 아침부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시민들은 경보를 오발령한 서울시를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 32분 위급 재난 문자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서울시 공지와 함께 광화문·시청과 강남 일대에는 1분간 경계경보 사이렌도 울려 퍼졌다. 경계경보는 적의 지상공격 및 침투가 예상되거나 적의 항공기나 유도탄에 의한 공격이 예상될 때 발령되는 경보다.

하지만 경보 발령 이외의 상황에 대한 설명이 없어 출근 준비를 하던 직장인과 잠을 자던 어린이 등이 크게 당황했다는 반응이 곳곳에서 나왔다. 주부 이 모(36) 씨는 “아침에 갑작스럽게 사이렌이 울리고 대피 안내 방송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잠을 자고 있던 아이들을 깨워 짐을 쌌다는 주변 엄마들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출근을 준비하던 40대 직장인 김 모씨도 “시끄럽게 사이렌이 울려 무슨 일인지 휴대전화로 검색을 해봤는데 북한의 발사체 이야기만 있었다”며 “재난 문자를 발송했으면 구체적으로 대피장소는 어디인지 등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 것도 없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같은 혼란 속에서 행안부는 이날 오전 6시 41분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시민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불과 10분 사이에 시민들을 당황하게 한 경계경보가 오발령으로 판명된 것이다.

서울 시민 최 모씨는 “이른 아침에 중대 사안을 가지고 시민들에게 장난을 친 것이냐”며 “서울시가 지난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으로 비판을 받고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며 서울시 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중교통으로 출근 중이었다는 직장인 차 모(41) 씨도 “때마침 포털사이트 접속도 잘 되지 않아 정말 전쟁이 난 줄 알았다”며 “집에서 아이가 운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았는데 잘못된 경보였다니 어이가 없다. 서울시는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가 남쪽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군은 발사체의 기종과 비행거리 등 자세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합참은 “북한이 쏜 발사체는 서해상으로 비행했으며 수도권 지역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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