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작가, 민주당에 일갈… “도덕의 무기화가 되레 부메랑 돼 날아왔다”

임명묵, ‘더미래’ 주최 비공개 강연서
“도덕성 위기속 사회적 의제 제시못해”

지난 2021년 사회비평서 ‘K를 생각한다’로 큰 반향을 일으킨 1990년대생 임명묵(사진) 작가가 31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도덕의 무기화’가 오히려 부메랑이 돼 날아왔다”며 “사회적 의제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덕성 위주로 정치적 논쟁을 전개해온 점이 문제”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임 작가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청년 정당’을 자임했던 민주당이 ‘조국 사태’와 ‘김남국 코인 논란’ 등을 거치며 2030 세대의 지지를 잃고 있다고 일갈했다.

임 작가는 이날 오전 민주당 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시대의 변화, 청년의 시선, 그리고 민주당’ 강연에서 청년들이 생각하는 민주당의 이미지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밝혔다. 임 작가는 비공개로 진행된 강연을 통해 “2000년대 초반 ‘노무현’이라는 탈권위의 상징이 진보 진영을 이끌던 시기만 해도 민주당은 ‘청년에게 명령을 내리는 보수’에 맞서 ‘청년과 함께하는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2008년 광우병 촛불 집회와 2010년 천안함 사태 등을 기점으로 이른바 ‘민주화 서사’에 동감하지 않는 ‘청년 우익’이 등장하면서 민주당의 이 같은 이미지에 균열이 일어났다”고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작가는 강연 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는 ‘평등한 복지 국가 건설’을 중요한 정책 기조로 내세웠으나 정작 고위 공직자들은 서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삶을 살아왔음이 드러나면서 ‘정책 의제’와 현실의 괴리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부풀려진 기대에 비해 저조한 성과를 남긴 민주당은 ‘도덕의 무기화’가 부메랑이 된 조국 사태와 코인 논란 탓에 청년층의 달라진 시대 감각을 따라잡지 못하는 정당으로 변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작가는 일간지 칼럼을 통해 진보와 보수 진영을 가리지 않는 비판적 사유를 보여줬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