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공무집행방해죄 처벌 강화해달라”

대법 양형위원장 만나 요청

윤희근 경찰청장이 31일 민주노총의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를 앞두고 이상원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공무집행방해죄 처벌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불법 집회 때마다 경찰에 대한 폭력 및 협박 행위가 반복되자 사법부에 엄정 처벌을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 위원장을 예방해 “현장 경찰관이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 발생 건수는 해마다 9000여 건에 달하고 피해자 중 90%가 경찰관이다.

지난 1일에는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조합원 4명이 서울 도심 집회에서 안전 펜스를 부수고 경찰관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바 있다. 윤 청장은 이 위원장에게 “공무집행을 방해하더라도 처벌 수위가 낮다는 인식이 공권력 행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이 위원장에게 지난달 3일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언급하며 청소년 대상 마약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또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선 ‘경제적 살인’이라며 양형 기준 상향을 요청했다. 판사 출신인 이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출범한 9기 양형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