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바꿔달라’ 태업하는 외국인근로자… “대책이 없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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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중앙회 정책토론회

기업 96.8%, 결국 계약 해지
강제 출국·재입국시 감점 필요


“비전문인력(E-9) 비자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를 받았더니 계약 기간도 많이 남았는데 사업장 이전(퇴사 후 전직)을 허락해달라고 하더군요. 거절했더니 꾀병을 부리며 일을 하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국 사업장을 변경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플라스틱 사출 업체 동진테크를 운영하는 이동수 대표는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고용한 외국인 근로자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만 영세 중소기업 입장에서 특별히 대응할 수단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E-9 비자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역대 최대인 약 11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이 채용 직후 일방적으로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자주 발생해 중소기업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의 권익 보호도 중요하지만 합당하지 않은 사유로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며 태업이나 꾀병을 일삼고 있어 채용 이후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중기중앙회관에서 진행한 ‘중소기업 외국인력 정책토론회-사업장 변경 이대로 괜찮은가’에서 다수 중소기업이 이 같은 현장 애로사항을 쏟아내며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9∼15일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500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외국인력 사업장 변경에 따른 중소기업 애로사항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 기업의 68.0%가 ‘사업장 변경을 위해 계약해지를 요구한 외국인 근로자가 있었다’고 답했고, 이 중 58.2%는 ‘입국 후 6개월 이내 계약해지를 요구받았다’는 의견을 표했다. 계약해지를 요구받은 기업의 96.8%가 결국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국인 근로자가 계약해지를 요구한 사유로는 ‘친구 등과 함께 근무희망’(38.5%), ‘낮은 임금’(27.9%), ‘작업환경 열악’(14.4%), ‘내·외국인 근로자와 갈등’(2.1%)이었다.

외국인 근로자가 사업장 변경을 요구하며 부당행위를 할 경우에는 사업주들은 ‘강제 출국’(38.2%), ‘재입국 시 감점 부여’(26.8%), ‘체류 기간 단축’(22.2%), ‘사업장 변경 지역 제한’(9.2%) 등을 희망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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