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실검’ 논란에도… 구글 “계속 서비스”

‘구글트렌드’ 올 3월부터 개편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 노출

네이버·카카오 ‘트렌드추천’엔
정치권 “여론조작 우려” 비판

“빅테크와 경쟁위해 실검 필요”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구글이 ‘구글 트렌드’로 사실상 실시간 검색어(실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꼼수’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추진하려다 사실상 철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구글 관계자는 2일 문화일보 통화에서 “지난 3월 구글 트렌드 페이지의 레이아웃을 개편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글 트렌드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글의 트렌드 서비스 중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는 지난 24시간 동안 검색량(트래픽)이 많았던 검색어와 검색량 등이 노출된다”면서 “다른 트렌드 서비스인 ‘실시간 인기 급상승 검색어’는 한국에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실검 서비스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 트렌드 페이지는 국내 IT 기업들이 제공하던 실검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이 페이지에는 ‘홈’ ‘탐색’ ‘실시간 인기’ 등의 메뉴가 있고, 실시간 인기 메뉴는 다시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와 ‘실시간 인기 급상승 검색어’로 나뉜다.

정치권의 여론 조작 우려 압박으로 실검 서비스를 중단한 국내 IT 기업들은 최근 ‘트렌드 토픽(네이버)’ ‘투데이 버블(카카오)’ 등 ‘트렌드 추천’ 기능을 선보였지만, 정치권에서 “제2의 실검을 만들어 여론 조작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렇게 되자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계경보 오발령에 따른 국민 혼란 속에서 수혜를 보는 건 구글과 트위터 등 글로벌 빅테크뿐인 것 같다”며 “국내 검색 점유율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구글은 버젓이 일별 인기 검색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정부나 국회는 구글에 대해서는 제재는커녕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IT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토종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에만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국내 기업들은 말을 잘 듣지만, 구글 등은 미국 기업이니 때려봐야 유의미한 결과나 성과를 얻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인 듯싶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실검 기능은 이용자가 원하는 것으로 구글, 트위터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서비스”라고 말했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검색 시장에서 구글은 35.3%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시장 점유율 1위 네이버는 64.8%에서 약 5개월 동안 9.6%포인트 줄어든 55.2%로 집계됐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