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후쿠시마, 과학만으론 부족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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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경제부 차장

최근 수산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12년 전인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직후 3개월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거래량이 12.4%, 2년 뒤인 2013년 오염수 유출로 수산물 소비가 20% 급감했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가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감에 따라 우려는 현실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제주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오염처리수 방류 시 수산물 소비 감소 폭은 최대 48.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연간 피해액으로 환산하면 3조7000억 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실제로 엄마들의 인터넷 모임인 지역별 ‘맘카페’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방류 시 아이에게 마음 놓고 생선이나 해산물을 먹일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글을 자주 볼 수 있다. 국민의 불안은 당연하다.

일본은 우리나라 최인근국이다. 원전 사고로 대량의 오염수가 발생한 사례는 후쿠시마가 유일하고 약 130만 t이나 되는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낸다는 것도 전례가 없다. 올여름 시작될 방류가 한 번에 끝나는 것도 아니다. 모두 내보낼 때까지 30년에 걸쳐 이뤄진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오염수에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뒤 방류하고, 제거가 안 되는 삼중수소는 인체에 무해하게 저농도로 배출한다고 공언했다. 그래도 제대로 제거가 되는지 비교 대상이 없으니 일반인 입장에선 100% 안심할 수 없다. 방류가 안 되면 가장 좋겠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작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지난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기준과 국제법에 부합하게 이뤄지도록 IAEA의 독립적인 검증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IAEA는 지난달 말 중간 보고서에서 ‘방사성 핵종을 분석하기 위해 도쿄(東京)전력이 채택한 방법은 적절하고 목적에 부합했다’며 ‘비교분석에 참여한 제3의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에서도 추가적인 방사성 핵종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검출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오염처리수 방류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로, 우리 정치권이 정쟁에서 벗어나 정부와 함께 방류를 전제로 한 실질적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우리 시찰단이 5박 6일 일본을 방문해 ALPS와 오염수 측정 확인용 설비인 K4 탱크군, 이송·희석·방출 설비, 중앙감시제어실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지만, 핵심인 성능 적정성과 장기 운전 가능성에 대한 종합평가는 뒤로 미뤄 아쉬움을 남겼다.

‘방사능 테러’ ‘독극물’ 같은 자극적인 문구로 터무니없는 공포를 조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무조건 괜찮다고만 해서도 곤란하다.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그 과정과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달 말 나올 IAEA 최종 보고서와 우리 시찰단의 추가 분석·확인을 통한 종합평가 결과를 상세히 설명하고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책을 내놓으며 설득해야 한다. 방사능 검사, 원산지 단속, 수입이력 관리 등 국민 우려를 최대한 줄여줄 방안을 고민하고 특히,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이 결코 재개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 줘야 한다.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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