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천안함 자폭” 이래경 사태와 민주당의 호국 영웅 모독

  • 문화일보
  • 입력 2023-06-0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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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에는 이런저런 내부 문제가 있기 마련이지만, 현충일을 전후해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발생한 상황은 그런 통상적 범위를 뛰어넘는다. 이재명 대표 체제의 사당화(私黨化) 현상과, 여전히 천안함 괴담의 몸통으로 비칠 정도의 반(反)안보 행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적극적 시정이 없으면 공당으로서의 기반까지 상실할 지경이다.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발표됐다가 당일 사퇴한 ‘이래경 사태’는 상징적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물론 돈 봉투, 김남국 코인 의혹 등을 해결하겠다고 혁신위를 구성하겠다 했지만, 민주당이야말로 천안함 음모론의 진앙이란 의심을 굳혀준다. 이래경 씨는 지난 2월 SNS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 관계를 파탄 낸 미 패권 세력들”이라고 썼다. 언론 기고에서는 “북한에 의한 폭침이라는 것은 허무맹랑한 망언”이라고 했다. 2010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46명이 전사한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었다는 것은 당시 국제 전문가들의 조사와 증거물들을 통해 명백히 결론이 났다. 그런데도 가짜뉴스와 음모론이 끊이지 않는 것은 민주당이 13년째 모호한 입장을 취하거나 음모론을 거들었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부하들 다 죽이고 무슨 낯짝으로…”라고 막말한 배경에도 이런 인식이 깔려 있을 것이다. 말의 품격도 웬만한 시정잡배보다 저급하다.

최원일 전 함장은 6일 현충원 추모식에서 이 대표에게 천안함 장병을 죽인 것이 북한 정권인지, 함장인지를 물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현충일 메시지에서 “호국 정신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고 했다. 빈말이 아니라면 수석대변인부터 문책하고, 천안함 장병은 물론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최 전 함장 질문에도 답을 내놔야 한다. 혁신위원장 문제도 사퇴로 끝나지 않는다. 국민과 호국영령 가슴에 대못을 박은 것에 대해 별도로 사과해야 한다.

이런 일들은 이재명 체제의 본색과 결함을 거듭 보여준다. 이 대표는 혁신위원장 발표 전날에야 지도부 인사들에게 인선 내용을 알렸다고 한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친형 강제 입원 사건과 관련해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자 ‘이재명 지키기 대책위원회’를 제안할 정도로 이 대표를 적극 옹호해 온 인물이다. 혁신위를 자신의 리스크 해소용으로 악용하려 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대다수 민주당원과 국민은 바보가 아님을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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