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용품·치약 등 의약외품도 품질기준 도입한다[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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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식약처, 제조·품질관리기준 ‘GMP’ 확대 적용

생리대·구취방지제 등부터
마스크·손소독제까지 대상
안전 적합판정 요건 등 마련

품목에 따라 자율·의무 도입
법안 행정예고 뒤 의견수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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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거치며 손 소독제와 마스크 등 의약외품이지만 생활방역 물품으로 쓰이며 의약품에 준하는 안전성을 요구하는 품목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해당 품목에 더해 수시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는 생리대 등 의약외품에 대해 제조·품질관리기준(GMP)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의약외품에 대해서도 GMP를 적용해 의약품과 같은 품질 수준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정부는 의약외품 GMP를 도입하기 위해 그 기준과 세부 운영 방안 등을 담은 ‘의약외품 제조 및 품질관리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지난달 30일 행정예고했으며, 이와 관련한 의견을 오는 19일까지 받을 예정이다. 고시 제정안에는 △의약외품 GMP △적용 대상의 범위 △적합판정 기준 및 요건, 신청절차 △적합판정, 보완 요구, 적합판정서 발급 △변경적합판정, 유효기간의 연장, 적합판정서 재발급 절차 △우대조치 및 사후관리 등의 사항을 담았다.

현행 약사법령으로 관리하는 의약외품은 의약품에서 전환된 일부 품목군을 제외하고는 약사법령에 따른 GMP 의무적용 대상이 아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의약외품에 대한 별도의 GMP를 마련하고 적합판정서 발급 근거를 마련했다.

의약외품 GMP는 의약외품 제조업자가 원자재의 입고부터 완제품의 출고까지 모든 제조·품질관리 과정에 적용해야 하는 품질경영시스템의 요구사항을 의미한다. 현재 기준으로 의약외품은 의약품에서 전환된 외피용연고제·카타플라스마제 등 일부 품목군에만 의약품의 GMP를 의무 적용하고 나머지 의약외품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GMP 적용 확대를 두고 식약처는 “최근 의약외품의 관리에 대한 국민 기대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나머지 의약외품에 대해서도 GMP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약외품에 대해서도 국민의 기대에 맞게 GMP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마스크·손 소독제 생산 업체 상당수가 소규모 영세 업자다. 이들 업체는 GMP 제도 도입이 의무화될 경우 경영 부담이 크다. 이를 고려해 정부는 GMP 도입을 원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의약외품 GMP 자율도입 제도’로 추진하고 있다. GMP 제도를 도입하는 업체는 품질관리 수준을 높였다는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고, 도입 부담이 큰 업체들은 시간을 두고 이를 추진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의약외품 물품별 대표성이 있는 업체가 참여한 GMP 실무협의체를 구성하여 적극적으로 업체 의견을 수렴, 규정을 마련했다”며 “의약외품 GMP 자율도입 제도에 참여하는 업체를 확대하기 위해 GMP 도입 희망업체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재정지원 방안을 재정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생리용품과 콘택트렌즈관리용품, 붕대 등 한국에선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지만, 해외에서는 주로 의료기기로 관리되고 있는 품목도 있는 등 국내·해외 기준이 다르다. 이에 대해 정부는 GMP 자율도입 적합판정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GMP 적합 표시를 통해 국내 의약외품의 국제 신인도를 높여 수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의약외품은 다양한 특성의 품목군이 구분돼 있어 현 의약품 체제의 GMP를 일괄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의약외품 특성을 반영한 GMP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총리령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의약외품 GMP 고시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의약외품 GMP 자율도입 제도에 참여하는 업체를 확대하기 위해 간담회 및 맞춤형 컨설팅을 포함해 교육·훈련 등의 지원방안도 추진한다. 식약처는 “의약외품 GMP 마련이 고품질의 의약외품 공급으로 국민 보건 향상과 국제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수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의약외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식약처 누리집 → 법령·자료 → 입법/행정예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생리대, 내년 마스크… ‘깐깐한 제조 관리’ 단계적 시행

식약처, 업계 참여유도·지원
소규모 업체에 컨설팅도 제공

정부는 의약외품에까지 제조·품질관리기준(GMP) 도입을 추진하는 만큼 소규모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 제공 등 지원을 강화하고 2023년부터 2026년까지 품목군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업계가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정부는 의약외품 품목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9월까지 의약외품 전용 GMP 세부 기준을 고시로 제정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콘택트렌즈 용품과 생리대를 시작으로 2024년 마스크·손 소독제, 2025년 치약제, 2026년 구취방지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의약외품 GMP 도입은 공신력 있는 품질관리를 증명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측면도 크다. 정부는 2021년부터 의약외품 업계를 대상으로 자발적 품질관리 향상을 위해 GMP 시범사업을 실시해왔고, 이번에 전체 품목을 대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교육·훈련 △맞춤형 컨설팅 △인센티브 제공 △표준문서 제공 등으로 업계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부터 의약외품 업체를 대상으로 GMP 교육콘텐츠 개발 및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며, 도입을 추진하는 업체에 대해선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GMP 분야별 기본교육은 △GMP 일반 △시설관리 △제조관리 △품질관리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품목군별 특성을 고려해 GMP 표준문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 의약외품 업체들이 의약품에 준하는 성능을 강조하는 만큼 이를 알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는 중요 표준 문서부터 순차적으로 연간 10종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식약처는 또한 ‘의약외품 GMP 평가지침’을 올해까지 마련하고 의약외품 GMP 공정 밸리데이션 모델 마련을 위한 연구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의약외품 제조업체 및 GMP 참여업체와 간담회(연 2회 이상)·설명회(연 6회 이상)를 통해 업체 애로사항을 청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