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에 8.7억’ 수방사 부지 공공분양… ‘부모찬스’ 없인 그림의떡

  • 문화일보
  • 입력 2023-06-19 11:47
  • 업데이트 2023-06-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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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LH가 공급하는 서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 조감도. LH 제공



‘5억 차익 기대’ 사전청약 시작
소득·자산요건 충족 까다로워
돈 많은 부모 둔 저연봉자 유리


서울과 경기도에 집 세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 부모님의 집에서 2년 전 신혼생활을 시작한 35세 중견기업 직장인 A 씨. 그는 월 실수령액이 380만 원이다. 공공기관 계약직으로 월 250만 원을 받는 아내는 출산과 함께 전업주부가 됐다. A 씨는 서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부지에 공급되는 59㎡ 사전청약을 넣을 생각이다. 추정 분양가는 8억7225만 원. 결혼 이후 저축액이 1000만 원도 되지 않는 부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하지만 A 씨의 부모는 “집 한 채를 팔거나, 전세를 줘서 5억 원 정도는 보태줄 테니 꼭 넣어보라”고 신신당부했다.

반면 초등학교 아이 하나를 둔 맞벌이 부부 B 씨는 결혼 이후 4억 원을 모았지만 수방사 청약을 포기했다. 신혼집을 덜컥 빌라로 샀다가 처분한 이력이 있어 생애최초 특공에서 제외된 데다, 소득이 월 700만 원가량이라 소득 기준(3인 가구 기준 650만9452원 이하)에도 미달하기 때문이다.

19일부터 사전청약이 시작된 공급물량 255가구의 수방사 부지가 공급 효과는 미미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사행 심리를 부추기는 ‘로또 분양’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방사 부지는 입주자 모집 공고 당시부터 ‘당첨되면 최소 4억∼5억 원을 벌 수 있다’ ‘한강 영구 조망 가능한 8억 원대 신축 아파트’로 주목받았다. 인근의 래미안트윈파크 전용 59㎡의 시세가 13억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분양과 동시에 5억 원대의 시세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사전청약을 받기 위해선 까다로운 소득과 자산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일반 공급은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의 100% 이하여야 한다.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00%는 3인 가구 기준 650만9452원, 4인 가구 기준 762만2056원이다. 이 때문에 여러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수방사 사전청약 조건을 문의하는 글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오르고 있다. 한 수요자는 “흙수저 연봉 1억인 사람은 자격이 안 되고 부모님 자산이 많은 금수저는 자격이 된다”며 “역차별을 당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공급되는 물량을 모두 합해봐야 수도권에 1만 호 정도 되는데 서울 공급의 갈증을 해갈하는 데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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