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체 불가능 의사’ 주석중 교수의 생전 걱정 경청해야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59세를 일기로 갑자기 별세한 것은 국민 모두에게 참으로 안타깝고 비통한 일이다. 지난 16일 자택에서 진료 관련 서류를 챙겨서 자전거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 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트럭에 치인 주 교수 타계 소식을 들은 동료 의사들뿐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들까지 앞다퉈 빈소를 찾거나 SNS를 통해 추모하는 이유다.

‘대체 불가능한 실력의 의사’로 불려온 주 교수의 진료 헌신은 그의 손으로 살려낸 환자들의 표현으로도 확인된다. ‘DNA까지 의사이셨던 분’ ‘다른 병원에서 힘들다고 해서 찾아갔던 선생님, 제 목숨의 은인’ ‘명절에도 병원에서 숙식하시던 분, 병실에 불쑥 찾아오셔서 위로해 주시던 교수님, 사랑합니다’ 등이다. 1998년 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 근무를 시작하며 도보 10분 거리의 아파트로 이사한 것도 응급환자가 생기면 곧바로 달려가기 위해서였다. 양손을 다 사용하는 수술에 더 익숙해지려고 귀가 후에도 왼손 젓가락질·바느질 연습까지 했다고 한다.

주 교수도 ‘국민적 영웅’인 셈이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주 교수처럼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의미 있는 발전을 이뤄내는 ‘조용한 영웅’들에 의해 사회가 발전하는 것”이라고 밝힌 배경도 달리 없다. 의료 정책 당국부터 주 교수의 생전 걱정이나마 경청해야 한다. 주 교수는 흉부외과가 고생스럽고 위험 부담이 크지만, 꼭 필요한 분야인 만큼 어떻게 하면 인재를 더 모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기피되는 ‘내외산소’가 다 마찬가지일 것임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