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횡단 첫 여성 조종사 에어하트, 세계일주 비행중 실종[역사 속의 This week]

  • 문화일보
  • 입력 2023-06-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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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932년 여성으로는 최초로 대서양 단독 횡단 비행에 성공한 미국의 전설적인 비행사 어밀리아 에어하트가 1936년 비행기 조종석에 앉아 있는 모습. 자료사진



■ 역사 속의 This week

1927년 찰스 린드버그가 세계 최초로 뉴욕∼파리 대서양 논스톱 횡단 비행에 성공한 이듬해 2명의 남성 조종사와 함께 대서양을 건넌 여성 비행사가 있었다. 여성으로는 처음이었기에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지만, 자신이 직접 조종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던 그는 4년 뒤인 1932년 여성 최초이자 최단시간 횡단이라는 기록까지 세우며 대서양 단독 비행에 성공한다. ‘하늘의 퍼스트레이디’라 불린 어밀리아 에어하트다.

1897년 미국 캔자스주에서 태어난 에어하트는 밖에서 뛰어노는 것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소녀였다. 스물세 살 때 비행장에 에어쇼를 보러 갔다가 비행기를 타 볼 기회가 생겼고, 하늘을 나는 단 10분간의 경험으로 조종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1년여 동안 비행 강습을 받고 1923년 비행사 자격증을 땄다.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해 영웅으로 떠오른 이후에도 하와이에서 캘리포니아까지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등 끊임없이 비행 기록을 써 나갔다. 그의 이런 도전과 성공은 대공황 시기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당시 태어난 여자아이의 이름을 ‘어밀리아’로 짓는 게 유행할 정도였다.

그의 다음 목표는 세계 일주 비행으로 그때까지 누구도 해보지 않은 적도를 따라 약 4만7000㎞를 도는 모험이었다. 1937년 6월 마흔 살의 에어하트는 항법사 프레드 누넌과 함께 ‘록히드 엘렉트라’에 올랐고, 대서양을 건너 한 달쯤 뒤 뉴기니 섬에 도착했다. 그리고 7월 2일 뉴기니를 떠나 다음 목적지인 하울랜드 섬을 향해 가다가 “연료가 떨어져 가는데 육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교신을 마지막으로 종적이 묘연해졌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지시로 남태평양 일대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그의 행적은 물론 기체 파편조차 찾아내지 못했다. 그러자 ‘유명세에 지쳐 자작극을 벌여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다’ ‘남태평양에 주둔하던 일본군에게 붙잡혀 처형당했다’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결국 실종된 지 2년이 지난 1939년 사망이 공식 발표됐고, 이후 미스터리로 남은 실종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시도가 계속돼왔다.

비행기 조종이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절, 편견을 깨고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에어하트는 더 높이 더 멀리 날아올랐다. 비록 에어하트는 창공 속으로 사라졌지만, “남들이 할 수 있고 하려고 하는 일을 하지 말고 남들이 할 수 없거나 하지 않으려는 일을 하라”고 했던 그의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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