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범계, 장관 시절 검찰 특활비 일선에 직접 배정…당시 수사개입 논란 제기

  • 문화일보
  • 입력 2023-07-07 11:20
  • 업데이트 2023-07-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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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하승수(왼쪽 둘째) 세금도둑잡아라 대표가 6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함께센터에서 열린 ‘검찰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분석결과 발표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검찰 특활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중앙지검장 시절 총장 특활비 공개된 가운데 박범계는 총장 안 거치고 직접 배정
해당 시기 특활비는 이번에 공개 안 돼…일각 “특정인 문제만 부각시켜”
장관 수사 개입 차단 위해 법무부 배정 후 일선 검찰청은 대검이 전달
박범계 관행 깼다가 비판 일자 1년 만에 원래대로 환원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등이 2017년 5월~2019년 9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이 쓴 특수활동비를 공개한 가운데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2021년 재직 시절 검찰 예산 통제를 이유로 특활비 중 정기 배정금액 전체를 일선 검찰청에 직접 나눠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공개된 검찰총장 특활비의 사용 주체가 법무부 장관이었던 적이 있었다는 의미다.

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장관은 2021년 초 특활비심사위원회를 통해 기존 대검이 각 검찰청에 재배정하던 특활비 정기 배정금액을 장관이 직접 배정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2021년도 전체 특활비 84억 원 중 정기 배정금액 31억 원을 대검에 배정하지 않고 직접 각 검찰청에 배정했다. 전체 특활비 예산 중 37.2% 가량이다.

검찰 특활비는 정기 배정금액과 수시 배정금액으로 나뉜다. 과거엔 법무부가 대검에 정기·수시 금액을 배정하면 대검이 연초에 수립한 집행계획 등에 따라 각 검찰청에 재배정했다. 장관이 특활비를 통해 일선 검찰청 수사에 개입할 여지를 차단위해 이 같은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이 직접 배당 방식으로 바꾸면서 검찰 내에서는 수사 개입 여지가 있고 특활비를 장관 ‘쌈짓돈’으로 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활비를 통한 장관의 수사 개입 논란이 커지자 법무부는 2022년 1월 특활비심사위원회를 통해 특활비 배정을 원래 방식대로 환원시켰다.

박 전 장관은 2021년 12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관여’ 의혹 수사와 관련해 “그분(김씨)은 전주(錢主)로서 상당한 금액이 참여가 돼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 검찰이 국민적 의혹에 합당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재직 시절 여러 차례 수사 개입 논란을 일으켰다.

박 전 장관은 재직 시절 2021년 11월~2022년 1월까지 불필요한 출장은 10차례나 다녀왔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법무부 대변인실 예산을 이용해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에 기반을 둔 언론사의 홈페이지에 정책 홍보를 하는 등 부처 예산으로 지역구 언론사를 챙겼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의 전임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재임 시절 장관실 한 층 위에 4000여 만 원을 들여 여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력단련실을 만들었는데, 정작 법무부 여직원들은 이런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는 게 알려지며 사실상 추 전 장관의 사적 공간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이번에 검찰총장 특활비 정보공개 청구를 했던 세금도둑잡아라 등은 해당 기간 법무부 장관 특활비 사용 내역 등은 별도 청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활비만 공개된 것으로 두고 특정인을 겨냥한 공세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세금도둑잡아라 등은 박·추 전 장관 예산 유용 의혹에 대해서도 정보공개 청구를 하지 않은 반면 현 한동훈 장관 출장비 내역 등은 수차례 공개를 요구했다고 했다고 한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는 “현직 장관의 출장이 논란이 돼 출장비 정보공개를 한 것일 뿐 정권에 따라 정보공개 청구 대상을 가렸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2019년 이후 검찰 특활비 내역 또한 신청해 놓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어느 정권이었느냐를 막론하고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유섭·김무연 기자
염유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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