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특화단지 성공 관건은 속도[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3-07-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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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정부가 제3차 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고 수도권과 지방에 7개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특화단지도 5곳을 신규 지정했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2차전지·디스플레이 특화단지가 경기 용인·평택시를 비롯해 전북 새만금 등 7곳에 들어선다. 선정된 지역에 대해서는 각종 세제 혜택과 더불어 규제, 예비타당성조사 등에 대한 특례가 주어진다. 일례로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경기도는 메모리-비메모리-팹리스-소부장을 연계해 ‘용인∼평택∼안성’ 등 경기 남부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번 첨단 산단 선정에 따른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민간 부문에서 빠른 속도로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주요 거점 기업들이 향후 20년 동안 600조 원 이상의 민간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구상 중이다. 특히, 이런 대규모 투자가 수 배에 이르는 파급 효과를 유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20년간 적어도 2000조 원 이상의 경제 성장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외부적으로는 전 세계의 많은 정부가 첨단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거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국내 기업들의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이제까지 계속해서 침체 일로이던 지방 경제에 숨통을 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첨단 전략산업이 차지하는 대내외적 경제적 파급 효과를 생각하면 만시지탄이다. 그래도 여소야대의 정국에서 윤석열 정부가 국가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만들었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이런 전략적 의사결정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행 속도가 관건이다.

이번에 선정된 지자체들은 이미 발 빠른 행보를 시작했다. 구미에는 SK실트론, LG이노텍 등 반도체 관련 대기업 8곳과 협력기업 336개가 밀집해 있어서 수도권 외에 유일하게 반도체 특화 단지로 지정됐다. 구미시는 반도체 특화 단지 육성을 통해 2032년까지 5조30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미시는 벌써 특화 단지 추진단을 구성, 반도체기업협의회를 발족시키고 하반기에는 서울에서 투자 유치 설명회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포항 역시 기존 제철산업에서 벗어나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14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전문 인력 양성, 물류 선진화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2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준비를 하고 있다. 포항시는 2030년까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100만t, 매출액 70조 원, 고용 창출 인원 1만5000명을 달성해 포항을 양극재 세계 최대 생산기지로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지자체의 이런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야를 초월한 국가 차원의 일치단결을 통해 기업들이 정책 실행 속도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는 한국 기업들을 그 나라의 행정 수반과 장관, 지자체장이 한 자리에 모여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흔하다. 긴박한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나라의 강점인 속도가 정부의 행정 서비스에서도 구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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