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통계 조작 ‘몸통 수사’ 당위성[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3-08-04 11:40
  • 업데이트 2023-08-0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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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부동산원이 집값 통계인 ‘주간 주택가격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조작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개입한 당시 청와대 및 관련 부처 고위 공직자들을 수사 의뢰할 것이라고 한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 이전에도 문재인 정부의 주택가격 통계 조작 의혹은 여러 차례 제기됐었다. 지난 2021년 6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문재인 정부의 집값 통계 조작 의혹을 정식으로 제기한 바 있다.

그간 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문 정부의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부동산원으로부터 ‘주간 주택가격 동향 조사 잠정치’를 공식 발표 2∼3일 전 매주 사전 보고를 받았고, 특히 청와대에 사전 보고 된 잠정치보다 며칠 뒤 부동산원이 발표한 집값 통계 수치가 더 낮았다는 것이다. 당시 부동산원의 동향 조사는 정부 고위 인사들이 “집값 폭등은 과장됐다”는 주장의 근거로 매우 자주 사용했다. 2020년 7월, 국회에 출석한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간) 아파트값은 14%, 주택은 11.3%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는데, 그때 인용한 통계가 바로 이것이었다. 당시 KB의 민간 매매가격지수(25.6%) 상승률은 물론 부동산원의 실거래가지수(40.9%) 상승률과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문 정부가 국가통계를 조작했다면 이는 중대 범죄며, 국정농단이다.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집값 통계가 윗선에 보고된 뒤 “너무 높다”는 취지의 평가를 듣고 압력을 느꼈다는 국토부와 부동산원 실무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통계 조작을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통계 내용을 매주 보고받고 피드백을 하는 것 자체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감사원의 시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는커녕 “감사를 통한 정치 보복”이라며 반발한다. 더 나아가 감사원의 감사 개시와 수사기관 고발 등을 할 때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감사원법을 개정해서 감사원의 권한을 아예 축소·박탈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감사원의 서해 공무원 피격, 탈원전, 백신 수급 지연 등에 대한 감사 때도 ‘정치 감사’라며 감사원 때리기에만 열을 올렸다.

잘못된 국가통계는 국가정책의 방향을 왜곡시켜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다. 잘못된 국가통계를 신뢰한 기업인, 투자자 등 일반 국민도 커다란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리스 정부가 재정 적자 통계를 조작했다가 결국에는 국가 부도에 이른 것을 우리는 지켜보았다.

국가통계 조작은 ‘독재의 산물’이라고도 한다. 국제사회에서 사회주의 국가의 통계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통계는 선전의 도구로 사용되기 때문에 조작도 얼마든지 이루어질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통계를 조작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다.

만약 언론에 보도된 대로 문 정부가 국가통계를 조작했고, 통계 조작에 청와대와 고위 공직자들이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가통계를 국제사회와 우리 국민이 신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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