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4대 그룹 복귀해 글로벌 경제단체로 거듭날 때[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8-0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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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새롭게 출발한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오는 22일 임시총회에서 추대 형식으로 차기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이 총회에선 1961년 설립 이후 사용해온 명칭인 전경련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꾸고,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해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쇄신안도 확정한다고 전경련이 7일 발표했다. 이로써 2016년 최순실 사태에 휘말려 4대 그룹이 탈퇴하는 등 7년 시련기를 딛고 정상화 시동을 걸게 됐다.

한경협 회장으로 추대된 류 회장은 일반인에게는 많이 안 알려진 중견 그룹의 오너이지만, 오랜 경륜과 인맥을 갖춘 경제계의 대표적인 국제통이다. 미국 다트머스대를 나온 그는 미국 정계 유력 인사들과도 두루 친분이 깊다.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과 함께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도 맡고 있다. 일본에서 고교를 나와, 한일경제협회 부회장도 겸임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 인맥도 탄탄하다. 한·미·일이 고도의 경제안보 동맹으로 결속하는 시기에 큰 역량을 발휘할 적임자이다.

그렇지만 갈 길이 멀다. 전경련의 정상화에는 무엇보다 4대 그룹의 복귀가 핵심이다. 각 그룹의 계열사가 여전히 한경연에 가입해 있고, 물밑 조율도 거친 만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4대 그룹이 복귀하려면 각자 이사회와 준법감시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조기 재합류를 낙관하기 어렵다. 전경련의 내부 개혁도 절실하다. 테크·포털 등 신사업을 이끄는 젊은 기업인들이 확대하는 회장단에 참여해 새로운 동력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 미·중 충돌 속 글로벌 공급망 개편, 미래산업 선점 경쟁 등 대외 환경이 어느 때보다 변화무쌍하고 첩첩산중이다. 전경련은 경제계의 오랜 리더로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동반자다. 기업보국(企業報國)이란 초심을 되살려 낡은 정경유착 논란을 털고 글로벌 경제단체로 거듭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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