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언급 않은 尹 광복절 경축사와 新한일관계 과제[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8-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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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방과 일본 제국주의 패망 이후 78년이 지났다. 그동안 한·일 사이에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이제 양국관계는 당시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국력이 일본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고, 동북아 정세도 북한·중국·러시아의 전체주의에 맞서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는 신(新)한일관계의 출발을 상징한다고 할 정도로 획기적이다.

무엇보다 불행했던 과거사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일본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로 규정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해 나가자”고 했다. 한국이 과거사에 대한 집착을 끊을 테니, 일본도 대승적으로 호응하라는 촉구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일관되게 대일 관계 전환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난제였던 징용배상 문제를 3자 대위변제 해법으로 풀었고, 워싱턴보다 도쿄를 먼저 방문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서울 방문으로 정상 셔틀 외교가 12년 만에 재개되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정상화에 이어 통화스와프도 8년 만에 이뤄지는 등 외교·안보·경제 분야에서 비정상의 정상화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교과서 왜곡 등 여전히 지뢰가 널려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염처리수 정쟁화에 혈안이다. 기시다 총리는 15일 야스쿠니 신사 공물 헌납 등으로 관성적인 과거사 행보를 이어갔지만, 자민당 안팎에서는 일본이 윤 대통령의 진정성에 화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는 18일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는 동북아 정세의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15일 “3국 관계의 역사적 새 장을 열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본도 보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기 위한 움직임에 호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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