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美 고금리…尹정부 인식도 대응도 안이하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8-1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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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불안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발(發) 위기가 금융으로 전이돼 1조 위안(약 180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중즈(中植) 그룹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토지 사용권 판매로 재정을 충당해온 지방정부도 도미노 부실에 휘청대고 있다. 중국 정부는 112조 원을 풀었지만, 이로 인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30위안으로 급락하는 악순환이 일어났다. 미국 경제는 오히려 과열이 문제다. 추가 긴축을 시사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장기 채권 금리가 4.25%로 15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달러 가치가 급등했다. 한국은 중국 부동산 위기와 미국 고금리의 겹악재에 짓눌리고 있다. 당장 원·달러 환율부터 1335원대로 치솟았다.

이런 난기류가 조기에 잦아들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를 매각하고 그 달러화로 위안화 환율 방어에 나서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미 국채 금리 상승과 ‘킹(King)달러’를 부르는 구조적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은 중국 경제의 차가운 한랭기류와 미 경제의 뜨거운 온난기류가 맞부딪히는 최전선에 서 있다. 최대 수출국 중국의 위기는 초대형 악재이고, 미국의 고금리는 막대한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에 큰 부담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16일 “한국 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에 대한 정부의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커녕 차이나 리스크가 몰려오는데도 지난해 하반기의 기저효과만 기대하는 분위기다. 새로 나온 대책도 수출 기업들에 23조 원을 지원한다는 정도다. 정부의 상황 인식도, 대응도 너무 안이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당장 대체 시장을 찾기는 어렵지만, 과도한 중국 의존은 한국 경제가 풀어야 할 숙제다. 기업들의 신속한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삼성전자는 해외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한 지 오래고, 현대차도 발 빠르게 인도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정부도 이제 상저하중(上低下中) 현실을 직시하고 G2 국에서 몰려오는 먹구름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위기 의식 없는 게 최악의 위기라는 말을 떠올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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