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금지화목토천해명 … 명왕성, 76년만에 태양계 행성서 퇴출[역사 속의 This week]

  • 문화일보
  • 입력 2023-08-21 09:04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태양계 행성은 9개였으나 지난 2006년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으면서 빠져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8개가 됐다. 나사(미 항공우주국)



■ 역사 속의 This week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중년 독자들은 초등학교 시절 태양계 행성 이름을 이렇게 외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9개 행성 중 막내 명왕성(冥王星·Pluto)은 빠진 것으로 배운다. 2006년 행성 자격이 박탈됐기 때문이다.

다른 행성에 비해 크기가 작고, 공전면(面)도 17도 기울어진 명왕성의 행성 자격에 대한 의문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다 2005년 마이클 브라운 캘리포니아공과대 교수가 명왕성과 비슷한 천체 ‘에리스’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유지하면 에리스를 10번째 행성으로 인정해야 하고 이후에도 계속 추가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2006년 8월 24일 체코 프라하에서 세계 천문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천문연맹(IAU) 총회가 열려 표결로 행성의 정의를 새롭게 정립했다. 첫째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둘째 충분한 질량과 중력으로 구(球) 형태를 유지하며, 셋째 공전궤도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천체여야 한다는 것이다. 명왕성은 마지막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76년 동안 행성의 지위를 지켜온 명왕성은 행성에서 퇴출됐고, 왜소행성으로 분류돼 공식 명칭이 ‘134340 플루토’로 바뀌었다.

왜소행성으로 강등된 후 IAU에 “명왕성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라”는 항의가 빗발쳤고 우주를 사랑한 어린이들은 “명왕성을 내쫓지 말아달라”며 간절한 편지를 보냈다. 명왕성 행성 지위 박탈의 원인 제공자인 브라운 교수에게는 ‘명왕성 킬러’라는 별명이 붙었다.

명왕성은 미국의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1930년 발견됐다.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미로 직접 망원경을 만들어 별을 관측하다가 애리조나주 로웰 천문대에 취직한 톰보는 24세에 명왕성을 발견하고 유명인사가 됐다. 그는 메이저리그 LA다저스의 에이스 투수 클레이턴 커쇼의 외종조부(커쇼의 어머니가 톰보의 조카)이기도 하다. 미국인이 발견한 유일한 태양계 행성으로 미국에서는 명왕성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고 지금도 그 지위 회복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명왕성이 퇴출되기 전인 2006년 1월 나사(미 항공우주국)는 명왕성 탐사를 위한 무인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를 쏘아 올렸다. 2015년 7월, 9년 6개월을 날아 명왕성 근접 통과에 성공한 뉴허라이즌스호가 보내온 예쁜 하트 모양의 명왕성 사진은 세계인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금도 우주를 여행하고 있는 뉴허라이즌스호에는 1997년 세상을 떠나기 전 자신의 유해를 우주로 보내달라는 톰보의 유언에 따라 그의 유골 일부가 실려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지은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