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법원장 최우선 과제는 ‘사법 정치화’ 혁파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8-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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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안팎의 기대 속에 이균용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22일 새 대법원장에 지명됐지만, 그가 직면할 사법부의 현실은 참담한 수준이다. 다음 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김명수 대법원장 6년 동안 진행된 ‘사법의 정치화’는 위험 수위다. 법원 민주화를 빌미로 내부 경쟁 및 통제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재판의 질 저하와 지연도 심각하다.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이다. 사법부가 입법·행정부와 한통속이 된 듯한 일탈로 삼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까지 위협받는 지경이 됐다.

국회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차기 대법원장의 최우선 과제는 ‘사법 정치화’의 혁파다. 첫째, 전면적 인사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개인의 정치적 소신을 법관의 양심으로 착각하거나 재판을 소신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간주하는 판사는 퇴출도 불사해야 한다. 사실관계의 확정과 법률 해석 및 적용에 미숙한 실력 없는 판사들은 충분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보직에 배치해야 한다. 이를 위한 엄격한 인사 평가와 재임용 심사가 필요하다.

둘째, 법원 내부의 경쟁 시스템 회복이다. 고법 부장 승진제 폐지로 좋은 판결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는 경쟁 시스템이 사라졌다. 2022년 기준으로 1심에서 1년 넘게 처리되지 않은 재판이 민사의 경우 65%, 형사의 경우 68% 급증했다. 법원장 추천제도 즉각 폐지해야 한다. 현행 법관 임용 시스템은 변호사 시험 통과 후 5년 이상의 실무 경험을 거치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그 정도 경력으로는 법관으로서의 소양을 갖추기 힘들다. 지방법원 배석 판사 등을 통해 집중적인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셋째, 이 지명자 스스로 처신에 엄격함으로써 사법부 구성원으로부터 존경을 받도록 해야 한다. 김 대법원장은 임성근 판사 사표 수리와 관련한 거짓말, 대기업 법무실 근무 변호사 며느리의 대법원장 공관 회식 사건 등으로 신뢰 훼손을 자초했다. 이 지명자는 재임 기간 대부분을 재판 업무에 전념해 정치적 영향에서 자유롭고, 엘리트 법관 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 출신이다.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통해 사법 정의와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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