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남침 응원’ 정율성 떠받드는 공원 조성 철회하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8-2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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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가 예산 48억 원을 들이는 ‘정율성 기념 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철회를 촉구했다. 박 장관은 22일 “정율성이 작곡한 ‘조선인민군 행진곡’은 6·25 내내 북한군 사기를 북돋웠다. ‘중국 영웅’ 또는 ‘북한 영웅’인 그를 위한 기념 공원이라니, 북한의 애국열사능이라도 만들겠다는 거냐”고 했다. 북한의 6·25 남침을 응원한 반(反)대한민국 작곡가를 떠받드는 공원을 국민 세금으로 만든다는 발상부터 어이없다.

중국공산당 당원 출신의 정율성은 ‘팔로군 행진곡’도 작곡해, 6·25전쟁에서 중공군이 부르게 했다. 그 뒤 북한에 정착했다가 1956년 중국으로 귀화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전 정부와 광주광역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그를 일방적으로 칭송해왔다. 심지어 전남 화순군은 12억 원을 투입해 2019년 복원한 그의 고향 집에 사진을 내걸고 ‘정율성이 항미원조(抗美援朝) 시절 남긴 소중한 사진’이라는 설명문을 붙였다.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왔다’는 중국 입장을 좇아, 6·25전쟁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집었다. 그가 잠시 다녔다는 화순 능주초등학교 외벽의 대형 ‘정율성 초상화’, 광주 양림동의 ‘정율성로(路)’ 공식 명명, 그 입구에 세운 ‘정율성 동상’ 등도 그 연장선이다.

강기정 시장은 “광주는 정 선생을 영웅시하지도, 폄훼하지도 않는다. 그의 삶은 시대의 아픔이다”라고 강변했다. “그의 업적 덕분에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광주를 찾아온다”고도 했다. 동상, 거리 이름 등으로도 모자라 기념공원까지 조성하면서 궤변을 늘어놓을 때가 아니다. 관광객 유치를 국가 정체성보다 앞세울 순 없다. 공원 조성이라도 당장 철회해야 마땅하다. 2010년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서정우 하사의 모친 김오복 여사는 ‘보훈 가족의 피눈물을 나게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사업’이라며 항의 메시지도 보냈다. 그런 절규마저 외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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