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4800만 원, 박범계는 7800만 원…법무부 장관의 미국 출장 비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하승수(왼쪽 둘째) 세금도둑잡아라 대표가 지난달 6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 함께센터에서 열린 ‘검찰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분석결과 발표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검찰 특활비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범계 6명 6박 8일, 한동훈 4명 7박 9일
소송 건 진보단체, 전 정부 인사 출장 비용 공개 청구는 안 해

진보 단체의 소송 제기로 법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미국 출 장경비 세부 내역을 공개하라는 판결한 가운데, 문재인 정부 시절 박범계 전 장관이 한 장관 출장보다 짧은 기간 더 많은 경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장관은 다른 출장단 5명과 함께 2021년 11월 6박8일 간 워싱턴·뉴욕을 출장을 다녀왔고 7873만 원을 사용했다. 박 전 장관 등 6명은 2022년 2월엔 6박 8일 일정으로 독일 베를린·하노버를 방문해 6100만 원을 사용했다.

박 전 장관은 한 장관보다 더 많은 출장비를 사용했다. 한 장관은 지난해 6월 29일부터 7월 7일까지 7박 9일 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고, 한 장관을 포함한 공무원 출장단 4명은 출장비 4840만 원을 사용했다. 특히 한 장관이 미국을 방문한 2022년 6월의 경우 국제유가 폭등으로 항공기 운임이 40% 증가했다.

지난 2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정용석)는 진보단체 ‘세금도둑잡아라’가 법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지난해 8월 이 단체는 법무부에 한 장관 출장비의 구체적인 내용(일자별 지출 내용·명목·장소, 증빙자료 등)을 공개해달라는 정보공개 청구에 나섰다. 그러나 법무부는 “ 출장경비 집행 내역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국가안전보장·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단체는 같은 해 11월 한 장관의 출장비 세부집행내역과 지출증빙서류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조계에선 진보 성향 단체가 2021년~2022년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진 당시 여권 인사들의 출장경비를 두고는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 전 장관은 재직 시절 법무부 대변인실 예산을 이용해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에 기반을 둔 언론사의 홈페이지에 정책 홍보를 하는 등 부처 예산으로 지역구 언론사를 챙겼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의 전임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재임 시절 장관실 한 층 위에 4000여 만 원을 들여 여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력단련실을 만들었는데, 정작 법무부 여직원들은 이런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는 게 알려지며 사실상 추 전 장관의 사적 공간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염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