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 내년 예산안… 매표 배격과 서민 지원 방향 옳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8-2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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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조9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오는 1일 개회되는 올 정기국회에 제출돼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하게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하게 전환했다”면서 “선거 매표(買票) 예산을 배격해 절약한 재원으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내년 지출 증가율은 2.8%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2018∼22년) 시절의 7∼9%대 증가율과 비교하면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기조가 확 바뀌었다. 이런 긴축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약자 지원과 미래 투자를 위해 필요한 예산을 늘린 것은 옳은 방향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릴 우려가 큰데도 건전재정으로 선회한 것은 대담한 도전이다. 지난 5년간 난무했던 현금 살포가 끊어지면 금단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적극 재정 요구가 커지는 현실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23조 원대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 전체 예산 사업 1만3000여 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예정이다. 성과가 부진한 사업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각종 보조금도 삭감·폐지해 낭비적 요소를 줄이기로 했다. 나눠먹기식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역시 8년 만에 14% 줄어든다.

이렇게 확보된 재원은 ‘약자 지원’과 미래의 20대 핵심과제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내년 저소득층 생계급여는 문 정부 5년간 총 인상액(19만6000원)보다 많은 21만3000원 인상된다. 선별적 복지를 강화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첨단바이오·양자 등 차세대 혁신기술 개발에도 5조 원을 투입해 미래 산업을 이끌기로 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재정 투자의 효율성 극대화다. ‘건전재정’의 전체적인 방향이 옳다고 해서 성공을 담보해주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정 투자 효과를 높여야 저성장에서 벗어날 귀중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 둘째, 국회에서의 예산안 왜곡을 막는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수십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요구하고 있고, 여당 의원들도 지역구 ‘쪽지 예산’을 타내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예산 당국의 결연한 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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