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다시 위험수위 육박, 부동산 부양책 전면 손질할 때[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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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국민평형(전용면적 84㎡) 아파트가 45억9000만 원에 팔려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며 위험 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전세 값이 14개월 만에 처음 동반 상승했다. 향후 주택 공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공사비 상승에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철근 누락 건설업체 영업정지 등으로 1∼7월 주택 착공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한 10만 호에 그쳤다.

금융 당국도 40조 원의 특례보금자리론,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를 3대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제로 주담대는 1분기 4조 원, 2분기 14조 원 늘어나 사상 최대인 1031조 원을 기록했다. 덩달아 가계부채도 3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1862조 원이나 된다. 부동산 경착륙 대책들이 9개월 만에 연착륙을 넘어 집값 과열, 가계부채 증가의 부작용을 낳은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금리를 올리고, 50년 만기 주담대를 사실상 40년 만기로 축소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주담대 대상을 무주택자로 좁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다시 저금리 기대하며 ‘영끌’하다간 낭패 볼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과열된 부동산 시장에 먹혀들지 의문이다. 자칫 문재인 정부 시절 26차례나 반복한 부동산정책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정부발(發) 집값 급등은 금융정책까지 제약하고 있다. 한은이 금리를 올려 부동산 과열을 식히기엔 가계부채 리스크가 너무 커졌다. 7월부터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로 상저하고(上低下高)는 물 건너 갔다. 수출 부진·소비 둔화·투자 위축을 감안하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부동산 과열과 가계부채가 발목을 잡는다. 이미 심각한 부작용이 확인된 만큼 기존 부동산 부양책들은 전면 폐기하거나 대폭 손질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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