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방탄 단식 쇼’ 벌인 李, 이러고도 민생 운운하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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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정기국회 개회 첫날 일정을 단식 속에 시작했다. ‘민생 회복’을 강조했던 원내 제1당 대표가 정작 민생이 중대한 시기에 극단적 시위에 나선 것만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이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무기한 단식을 밝히며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 사과, 일본 오염수 방류에 반대 천명, 전면 개각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오히려 거야(巨野)의 입법폭주로 대통령이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하고, 정부 제출 법안 200여 건이 국회에 쌓일 정도로 국정 발목 잡기에 대한 성토가 더 많은 상황이다. 도대체 누가 사과해야 하나.

오염수 방류 반대 주장도 괴담 선동 수준인 데다 실효성 없는 요구를 내걸었다. 이 대표는 단식 중단 조건을 묻자 “단식은 국민 절망감에 함께하겠다는 뜻”이라고만 했다. 요구사항이 비현실적임을 스스로 시인한 것 아닌가. 명분도 공감도 부족하다. 그러니 겉으론 윤석열 정부를 겨냥하고 있지만 속셈은 ‘방탄 단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는 오는 4일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했고, “수사는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으로 다섯 번째인 검찰 출석과 조사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즈음에는 단식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나올 공산이 크다. 혹여 동정 여론이라도 일면 검찰로선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설령 체포동의안이 제출돼도 이 대표의 신변 상황이 표결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이번 단식은 검찰 수사, 체포동의안을 통제하고 사퇴론을 막아 대표직을 유지하는 일거양득 꼼수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이 이를 모를 정도로 무심하지 않다.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끊임없이 ‘방탄 올인’ ‘사당화’ 논란을 일으켰다. 제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마저 책무를 외면하고 사익을 위해 파행으로 몬다면 국민이 가만히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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