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늦게 받는 국민연금 계산委 개혁안 방향 옳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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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제도가 도입된 1988년 당시 3.0%에서 시작해 5년 뒤인 1993년 6.0%, 다시 5년 뒤인 1998년에 9.0%로 오른 뒤 26년째 그대로이다. 어떤 정부도 보험료를 더 걷는 악역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그 시기 동안 저출산 문제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연금개혁 필요성이 절박해졌는데도 방치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덜 내고 더 받는’ 마법이 있는 양 사실상 국민을 속였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자문기구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보험료를 더 내고 수급개시는 늦추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옳은 방향이다. 합계출산율 0.7 방어도 힘들어진 상황에서 향후 5년간 보험료를 낼 가입자는 약 86만 명 줄고 수급자는 240만 명 넘게 늘어난다. 계산위는 지난 1일 공청회를 열고 9.0%인 현행 보험료율을 내년부터 매년 0.6%포인트씩 올려 12%(2030년), 15%(2035년), 18%(2040년)로 상향하는 안을 제시했다. 수급개시연령도 65세에서 2033년 이후 5년마다 한 살씩 늦춰 68세(2048년)로 늦추는 안도 내놨다.

사실 국민연금 개혁은 출산율과 보험료, 지급액에 따른 셈법의 문제다. 이치가 자명한데도 개혁이 어려운 것은 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계산위 논의 과정에서 일부 위원이 40%인 소득대체율 상향, 즉 ‘더 내고 더 받는 안’을 주장했는데, 무책임하다. 보험료율의 조심스러운 인상도 힘든 상황에서 ‘훨씬 더 많이 걷자’는 것은 현실성 없는 어깃장으로 비칠 뿐이다.

윤 정부로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연금개혁이 피하고 싶은 독배일 것이다. 그러나 미래세대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인 만큼 국민을 설득하며 추진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야당 태도다. 더 내고 늦게 받는 데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고, 반대한다면 그 이유와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입법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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