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권 vs 상권… 연세로 ‘차없는 거리’ 존폐 결정 연기

  • 문화일보
  • 입력 2023-09-0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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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해제후 매출 23% 늘었지만
대학 대면수업영향 등 무시 못해
학생들도 ‘차량 제한’ 해제 반대

당초 9월서 내년 6월로 결정연기
6개월간 상권 영향 재분석 계획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의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여부를 둘러싸고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상인, 대학생 등의 입장이 복잡하게 갈려 전용지구 존폐 결정 권한이 있는 시가 좀처럼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연세로 전용지구 존폐 결정 시점을 내년으로 미뤘으나 서대문구는 상권을 살리기 위해 전용지구를 해제해야 한다며 시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연세로 전용지구 존폐 결정을 9월 말에서 내년 6월로 연기하기로 했다. 연세로는 신촌로터리부터 연세대삼거리까지 550m 구간을 말한다. 연세로는 지난 2014년 1월부터 전용지구로 지정돼 버스, 16인승 이상 승합차, 긴급차량 등만 통행이 허용되고 있다. 시는 서대문구의 지구 해제 요청에 따라 올해 1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연세로에 모든 차량의 운행을 허용하는 일종의 실험 기간을 설정했다. 시는 1∼6월 6개월간 전용지구 해제가 보행 환경, 인근 상권 매출, 교통 흐름 등에 미친 영향을 종합 분석해 9월 말까지 향후 운용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시는 연세로에 버스만 다닐 수 있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의 각종 추이를 확인한 뒤 전용지구 존폐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시가 판단 시점을 미룬 가장 큰 이유는 서대문구가 전용지구 해제를 요청하며 제시한 상권 매출 현황이 온전히 전용지구 일시 해제 영향인지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용보증재단이 공식 설정한 상권을 기준으로 신촌역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그런데 홍대입구역은 매출이 47%, 대학로는 39%, 건대입구역은 35%로 더 많이 늘었다. 교대역은 28%, 서울대입구역은 18%로 신촌역 상권 매출액 증가율보다 낮았다. 올해부터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이 본격화돼 대부분의 대학이 대면 수업을 시작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분기 자료는 현재 산출 중이다.

연세로를 이용하는 대학생들이 보행권을 강조하며 전용지구 해제에 반대하고 있고 연세로 상권 내에서도 상점 규모와 위치에 따라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는 점도 시는 중시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연세로 상권에 한정해 상반기 매출을 분석, 다른 상권에 비해 증가율이 높다며 시에 결정 연기에 반발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이날부터 10일까지 보행자 등 총 1200명을 대상으로 연세로 전용지구 해제 시범운영 후 만족도 조사를 벌인다. 13일에는 토론회를 열어 주민들의 뜻을 모은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동일 상권 내 시기가 다른 6개월간의 매출액을 비교하면 더 큰 혼란만 일으킬 것”이라며 “신촌 상권의 매출액과 유동인구 증가율이 다른 상권에 비해 비교적 더 높다면 전용지구 일시 정지 효과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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