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신형 폰에 SK 칩, 美 제재 빌미 안 되게 해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08 11:45
프린트
한국 반도체에 돌발 악재가 터졌다. 중국 화웨이가 지난달 말 내놓은 최신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칩과 낸드플래시가 탑재됐다는 사실이 7일 외신을 통해 확인됐다. SK 측은 “화웨이와 직접 거래한 적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자사 반도체가 화웨이 신형 폰에 쓰인 사실을 인지한 후 미국 상무부에 신고했다고 한다. 업계에선 중개업체 등 유통망을 통해 SK하이닉스 칩이 화웨이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문제의 화웨이 신형 폰에는 미국의 기술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반도체 업체인 SMIC가 만든 7나노미터(nm,10억 분의 1m)급 반도체를 사용한 프로세서가 내장된 것도 확인됐다. 미 정부와 의회는 발칵 뒤집혔다. 중국 반도체 봉쇄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화웨이와 SMIC에 대한 전면 조사와 함께 미국이 대중 규제를 더 촘촘하게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비상이 걸렸다. 미국의 규제 강화로 자칫 불똥이 튀게 생겼다. 특히 두 업체의 중국 현지 반도체 공장에 대해 일정 수준 이하의 설비 반입이 가능하도록 한 미국의 유예 조치가 다음 달 11일 종료된다. 그동안 정부 차원의 협의나 최근 더욱 강화된 한미 간의 우호 관계를 봐도 유예 연장을 낙관하는 분위기였는데 큰 변수가 생기고 말았다. 더구나 중국이 최근 공무원들에게 애플 아이폰을 비롯한 미국과 해외 IT(정보기술) 기기를 쓰지 말라고 금지령을 내리는 등 대미 보복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의 중국 첨단 반도체 봉쇄가 예외 없이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악순환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기업들이 이번 일을 빌미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정부와 경제계 모두 뛰어야 한다. SK 측이 자진 신고한 것은 다행이지만, 유통경로 등 철저한 경위 조사와 함께 유통망 개선 등 보완책을 통해 미 정부와 산업계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EU가 신설한 구글 등 빅테크 규제에서 삼성전자가 제외된 것도 EU 당국을 납득시켰기 때문이다. 설득력 있는 근거를 갖고 대응해야 소나기를 피할 수 있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