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진술조서 서명 거부 李, 체포동의 막으려는 꼼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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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러 사건의 피의자 또는 피고인으로서, 당연히 형사소송법상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와 ‘검찰 수사에 당당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 대표가 지난 9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 수원지검에 출석해 8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도 조서 서명·날인을 거부한 것은 그런 입장과 배치된다. 고의적 사법 방해로도 비친다.

이 대표는 8쪽 서면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했는데, 일부 사안에 대해선 지난 4차례 검찰 조사 때와 달리 비교적 적극적으로 진술했다고 한다. 그래 놓고 이 대표는 “조서에 진술 취지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서명을 거부하고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됐는지에 대해 대답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애초 이 대표 본인이 ‘오후 6시까지 조사받게 해주면 12일 출석하겠다’고 해 검찰이 수용했는데, 이 입장도 번복했다고 한다. 검찰은 수사에 차질을 빚게 됐고, 재조사도 불투명해졌다.

정기국회가 개회된 이상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 지난 2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고, 6월에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했다. 재차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경우 여론 후폭풍이 커다란 부담이다. 이 대표로선 본회의 표결의 최대한 지연, 아니면 불구속 기소를 바랄 것이다. ‘출퇴근 단식’이긴 하지만 오는 13일이면 단식 2주를 맞아 건강 상태도 수사에 고려될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오는 20∼25일 본회의에 체포동의안 상정을 막으려 시간 벌기 꼼수를 동원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재조사와 무관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서명이 없는 조서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의 증거로는 무리가 없어서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를 방해하며 막연히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국민 앞에 소명하는 게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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