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2000대 쉴새없이 웨이퍼 옮겨… “불황? 오히려 기회” 역발상 삼성[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4 11:24
  • 업데이트 2023-09-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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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천장에 조성된 웨이퍼 자동운송장치(OHT) 로봇이 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다음 공정으로 배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 P1 초기 세팅에 참여한 직원들의 이름을 공장 벽면에 새겨 기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엔지니어들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엔지니어들이 생산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다 - (2) 삼성전자 평택공장

3개 라인서 첨단 낸드 양산…역대 최대 R&D 투자
미세먼지조차 없는 클린룸서 ‘100% 무인화’ 공정

생산라인 3개 더 증설…라인당 40조~50조 투입돼
위기때 투자하는 남다른 대처… 30년 지배력 유지


평택=이승주 기자 sj@munhwa.com

반도체 경기 불황의 그늘이 짙지만, 지난 11일 찾은 평택캠퍼스 현장에선 불황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만큼 생산라인 건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관련 인력 수만 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이 일제히 출근하는 오전 시간대에는 오토바이 부대가 몰렸다. 직원들을 실어나르는 통근버스는 아침저녁으로 수십 대가 운행되고 있었다. 평택캠퍼스에서 만난 한 삼성전자 직원은 “회사 주차장은 직원들이 이용하는 통근버스가 수시로 오가며 마치 고속터미널을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시창(視窓) 투어에서는 팹 천장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웨이퍼 자동운송장치(Overhead Hoist Transport·OHT) 로봇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OHT 로봇 2000대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다음 공정으로 옮겼다.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평택에 생산라인 3개(P1∼P3)를 구축했다. 가장 최근에 구축된 P3의 경우 첨단 낸드플래시 양산 체계가 구축돼 지난해 7월부터 웨이퍼가 투입됐다. 3라인에는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 D램과 5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등 다양한 생산시설을 확대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9월 기초 공사에 들어간 P4는 아직 공식적으로 착공 시기나 준공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4와 P5, P6까지 계획된 일정대로 건설을 준비 중”이라며 “미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시장 1위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생산라인을 하나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40조∼50조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추산대로라면 삼성전자가 평택에만 200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1993년 1위 등극 이후 지난해까지 30년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삼성전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올해도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유지하고, 연속 1위 기간을 31년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대급’ 불황,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이슈, 미세공정 한계, 경쟁사들의 거센 추격 등 대내외적으로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삼성전자는 위기일수록 투자하는 삼성만의 ‘역발상 투자’로 30년간 메모리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 왔다. 선진 업체들조차도 불황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를 주저하던 1990년 당시, 삼성전자는 대규모 200㎜(8인치) 웨이퍼에 선행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1993년 6월,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에 세계 최초로 200㎜ 웨이퍼 전용 5라인을 건설했다. 이는 16Mb D램을 월 300만 개까지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였다.

삼성전자는 1990년대 중반 반도체 세계 정상을 목표로 중대한 결단을 내렸다. 반도체 시장 불황으로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이 구조조정 중이던 시기에 300㎜(12인치) 웨이퍼 선행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그에 따라 1999년 7월, 경기 화성에 두 번째 반도체 생산기지 건설에 착수했고, 2001년 10월에는 화성 11라인을 가동했다.

탄탄한 생산라인을 기반으로 생산량을 늘려 2000년대에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2위까지 올라서는 비약적인 성장의 발판이 됐다. 삼성전자는 실제 지난 2분기 설비투자(CAPEX)가 14조5000억 원, 연구·개발(R&D)비는 7조2000억 원으로 매출액의 12%까지 상승해 2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있는 경쟁사들과는 분명 대조적인 모습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SNS를 통해 “경기 침체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CEO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특히 ‘투자를 일시 중지해야 하냐’는 질문에 단호히 “아니오”라고 밝혔다. 경 사장은 “투자는 우리가 현재 처한 경기 침체기에 훨씬 중요한 일이고 기업은 투자를 통해서만 새로운 혁신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생산 능력뿐만 아니라 R&D 역량에도 힘을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흥캠퍼스에 10만8900㎡ 규모의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약 2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흥 반도체 R&D 단지를 통해 향후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HBM-PIM·스마트 SSD… 미래를 이끄는 ‘삼성 메모리 솔루션’

HBM 증설투자 생산력 2배 확충
차량용 메모리도 年30%대 성장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촉발한 AI 시대를 맞아 컴퓨팅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양이 올해 100제타바이트(ZB)를 넘어설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2025년에는 181ZB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AI의 발전에 따라 학습하는 데이터양도 증가하면서 대용량·고사양 하드웨어 플랫폼이 다수 필요해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융합한 HBM-PIM, D램 모듈에 연산 기능을 탑재한 AXDIMM, SSD에 연산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SSD, D램 용량 한계를 극복한 CXL D램 등 미래 트렌드에 대응할 첨단 메모리 솔루션을 지속해서 선보이며 관련 생태계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성능 향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메모리 업계 1위로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GDDR 등 고성능 D램 분야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용량을 갖춘 HBM3뿐만 아니라 이미 8단 16GB와 12단 24GB 제품을 주요 AI 시스템온칩(SoC) 업체와 클라우드 업체에 출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생산능력은 증설 투자를 통해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보 중이고, 향후 수요 변화에 따라 추가 대응할 계획”이라며 “차량용 메모리 시장도 향후 5년간 매년 평균 30% 중후반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 초에는 PC 쪽보다 더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1위 달성을 목표로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진입한 이후 2017년 업계 최초로 차량용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를 선보인 데 이어 차량용 오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응용처에 대응할 수 있는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UFS 3.1 메모리 솔루션의 양산을 시작했는데, UFS 3.1은 국제 반도체 표준화 기구 ‘제덱(JEDEC)’의 내장 메모리 규격인 ‘UFS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차세대 초고속 플래시메모리다.


/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포스코, 롯데, 한화, 이마트, KT, CJ, 대한항공, 카카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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