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달 만에 주담대 고삐 죄기, 주택금융 정책 누가 믿겠나[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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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과 집세는 올라도 문제, 내려도 문제라고 할 만큼 부동산 정책은 간단치 않다. 국민적 관심사인 데다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주택 경기에 따른 정책 대응은 불가피하지만, 조삼모사로 비쳐 정책 신뢰를 훼손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13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내놓은 대책에서 그럴 위험이 짚인다. 금융위는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을 27일부터 폐지하고,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때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지난달 가계부채가 3년 반 만에 최대인 6조2000억 원 늘어나고 아파트 시장이 과열된 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말의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한 규제 완화책들이 부작용을 빚자 방향을 바꿔 고삐를 죄는 것이다. 금융 당국도 올 들어 8조3000억 원 늘어난 50년 주담대를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지목했다. 무주택 청년 실수요자들에게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취지와 달리 유주택자(52%)와 40·50대(57%)의 투기용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례보금자리론도 가계대출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금융위는 우대형은 지속하되 집값이 6억 원 넘거나 부부합산 소득이 1억 원을 초과하는 일반형은 판매를 중지시켰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로 세계 최고 수준이자 경제의 불안한 뇌관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협의단도 가계대출 관련 정책을 적극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정책 변경은 언제든 있을 수 있지만, 치밀하게 설계하고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대출 규제를 완화한 지 불과 10개월 만에 강력 규제로 돌아서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짧은 기간에 냉온탕을 오락가락하면, 누가 주택 금융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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