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체제 없애자는 철도 파업, 시대착오적 철밥통 투쟁[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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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철도 파업이 강행됐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노사협상이 결렬됐다며 14일 오전 9시부터 4일간 한시적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고속철도(KTX), 새마을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를 20∼60% 감축 운행키로 해 국민 불편과 수출입 화물 운송 차질이 우려된다. 당장 추석 연휴 전에 벌초 등을 위해 열차를 이용하려는 귀성객, 주말여행을 계획한 관광객, 서울 병원으로 가려는 지방 환자 등 40여만 명이 ‘운행 중지 예정’ 문자 메시지를 받고 큰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철도노조의 파업은 2019년 11월 이후 3년10개월 만이다. 노조 측은 공공 철도 확대, 4조2교대 전면 시행,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공 철도 확대를 위해 서울역 기반 KTX와 수서역 기반 SRT(수서고속철도)의 통합 운행, 수서행 KTX 운행 허용 등을 주장하며 2차·3차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노조 측은 정부가 SRT를 KTX와 분리 운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철도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고 반대한다. 그러나 정부는 철도 민영화는 전혀 검토한 바가 없으며, 현 경쟁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철도 민영화를 안 한다는데, 노조 측은 민영화를 반대한다며 파업을 벌이는 것이다. 한마디로 억지다. 결국 SRT와 경쟁하기 싫다는 것일 뿐이다. SRT가 운행을 시작한 것은 2016년 12월로, 거의 7년이 됐다. 이제 와서 KTX·SRT 분리 운행을 하지 말라는 것은 명분도 없는 시대착오적 밥그릇 지키기에 불과하다.

문재인 전 정부를 거치며 코레일의 방만 운영과 부실화가 심각해졌고, 안전사고가 빈발했다. 경쟁 체제는 국민이 원할 뿐만 아니라 KTX 체질 개선을 위해서도 불가피하다. 임금인상, 4조2교대 등은 노사 간 협상으로 풀면 된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런 원칙을 지키지 않는 파업은 정치 투쟁이나 반정부 투쟁으로 볼 수밖에 없다. 철밥통을 지키겠다고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 국민의 발을 묶고 물류대란을 빚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국민 고통과 경제 차질이 없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노조 측의 운행 방해 등 불법 행위는 엄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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