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재판장 고발, 간첩단 피고인 활보 막을 대책 급하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5 11:48
프린트
간첩단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의 재판 지연 전략이 ‘사법 조롱’ 수준에 이르렀다. 그로 인해 구속 기간을 넘겨 풀려난 뒤 증거인멸이나 다른 간첩 혐의자와의 접촉 등 활보하는 정황도 있다고 한다. 형사 피고인들의 방어권과 인권 보장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런 장치를 악용해 법치와 방첩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이 시급하다. 경남 창원 간첩단(자주통일민중전위) 사건의 피고인들은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 재판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고, 나흘 뒤엔 재판부 기피 신청도 냈다.

지난 3월 15일 구속 기소된 황모 씨 등 4명은 재판 관할 이전을 요구하거나,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항고·재항고를 거듭하며 5개월 넘게 정식 재판이 지연됐다. 1심 구속 기간(6개월)이 지난 14일로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재판부 기피 심리 기간은 구속 기간에서 제외된 바람에 아직 석방되진 않았다. 다른 간첩단 사건 재판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진다. 2021년 9월 기소된 ‘충북동지회’ 사건 피고인들도 공판 연기 신청, 국가보안법 위헌 심판 제청, 보석 청구, 변호인 교체, 재판부 기피 신청 등을 총동원해 재판을 질질 끌어 아직도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사이 구속 기간 만료와 보석 등으로 전원 풀려났고, 석방 뒤엔 또 다른 간첩단 사건의 주범과 접촉하기도 했다고 한다.

검찰은 국민참여재판 신청, 위헌 심판 신청 등 피고인 요구에 의해 재판이 지연된 경우엔 구속 기간에 산입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경우에도 간첩 피고인이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악용해 풀려나 활보하고, 심지어 간첩 활동도 재개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 신종 간첩이 늘어나는 경향도 보이고 있어 더욱 그렇다.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