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표 단식에 법치 훼손돼선 안 된다[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3-09-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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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호 변호사, 前 성균관대 교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한 지 19일째이던 18일, 건강이 나빠져 국회 당대표실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200억 원에 이르는 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 의혹과 검사사칭사건 위증교사 및 800만 달러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뇌물, 위증교사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 2월 16일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청구됐으나,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현재 불구속 재판이 진행 중이다. 헌법에서 보장되고 있는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의 정당한 입법 활동을 보장하려던 취지와 달리 개인 비리 옹호용으로 변질되는 현상이 강해 여야 모두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한 상태다. 이 대표도 지난 6월 국회 대표연설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한 이 대표가 검찰의 수사를 받다가 단식을 시작한 이유가 명백하지 않다.

원내 제1 야당의 대표가 국회에서 단식해야 하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는가? 국회 의석의 절반이 넘는 168석을 가진 민주당은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입법부가 수행해야 할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과반 의석의 야당 대표가 주어진 임무를 버리고 본인에 대한 수사와 구속이라는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단식을 시작했다면, 명분과 설득력이 없다. 목숨을 걸고 단식해서 당의 단합을 도모하고 총선을 앞두고 당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엄중한 국민의 평가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틀 앞서 단식 17일째이던 지난 16일 민주당은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전면적 국정쇄신이 필요하다”며 내각 총사퇴를 공식 요구했고,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 제출도 결의했다. 이날 의총은 이 대표의 단식을 중단시킬 방안을 찾기 위해 소집됐다고 한다. 내각 총사퇴 요구는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명분을 정부·여당에서 제공해 달라는 것이다. 이 대표의 범죄 혐의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때의 직무와 관련된 것으로, 그에 대한 수사는 야당 대표라는 이유로 예외가 될 수 없다.

검찰은 형사사법이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돼서는 안 되고, 피의자에게 법령상 보장되는 권리 이외에 다른 요인으로 형사사법에 장애가 초래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 아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의 관련자들이 구속돼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적잖은 시간을 들여 수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의 영역이며, 이에 대한 구속영장의 발부는 법원의 영역이다. 다만, 국회의원을 회기 중에 체포하려면 국회법 제26조(체포동의 요청의 절차)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회법에 따른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표결 절차를 위한 본회의는 오는 21일 또는 25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더라도,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검찰의 기소와 법원의 재판은 피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재판에 임하기 위해서, 그리고 야당 대표로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단식을 중단하고 치료를 받아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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