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우디와 한미동맹 수준의 방위조약 논의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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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T, 미 정부 관계자 인용 보도

“이스라엘과 국교정상화 전제”
빈살만 요청으로 협의 진행중
중국 중재외교로 세력 확장하자
미국,중동영향력 회복 고육지책

미 의회 승인 가능성은 미지수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이 오랜 우방이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우디아라비아와 한·미 동맹이나 미·일 동맹 같은 높은 수준의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이란과 긴장 심화 등을 감수하고 사우디와 안보조약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이 중재외교를 통해 중동 공략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중동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고육지책이다.

19일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미국이 한국 및 일본과의 군사협정과 유사한 상호방위조약 조건을 사우디와 논의하고 있다”며 “협정 체결 시 미·사우디는 상대국이 본토 또는 역내에서 공격받으면 군사지원을 약속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사우디와 안보조약을 추진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핵심목표로 삼은 사우디·이스라엘 국교정상화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직 미 관리들은 NYT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바이든 행정부와의 이스라엘 관련 논의에서 상호방위조약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은 사우디와 안보조약을 체결해도 한·일과 같은 대규모 군병력 파견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은 사우디에 2700명 미만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사우디와 안보조약 논의에 나선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맞선 경제·안보 구상으로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중간고리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연계가 성패를 좌우한다. 다만 한·일과 유사한 안보조약을 사우디와 체결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수적인데 민주당 내 빈 살만 왕세자에 대한 불신이 커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중동 외교 강화를 위해 친이란계로 분류되는 무함마드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19일 유엔총회 연설 직후 ‘C5+1’(중앙아시아 5개국과 미국 간 협의체) 정상회의를 열고 카자흐스탄 정상 등과 역내 안보, 무역, 민주주의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2020년 1월 미국 드론 폭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사건을 거론하며 “테러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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