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원자재값 급등… 중소기업 “상여금커녕 구조조정 할판”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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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의현 대일특수강 대표가 19일 서울 구로구 공장에서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 대내외 어려움이 가중돼 추석을 앞두고 고심이 크다”고 토로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추석 앞둔 고군분투 현장

금속업체 수익감소 지속 우려
“연휴 공장가동 중단도 손해 커”

3055개사 경기전망조사 ‘부정적’
중국 수출 부진에 대체국 찾기도


“최근 수주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장이 예년보다 많이 한가해졌습니다. 주문받은 제품은 보통 1년 뒤 생산합니다. 그런데 지금 일손을 놓게 된다는 것은 내년 경기도 그만큼 좋지 않다는 징조나 다름없지요.”

지난 1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금속업체 ‘대일특수강’ 생산공장. 이의현(68) 대표는 “수익 감소가 계속되면 추석 상여금 지급은커녕 인력 구조조정까지 단행할 수밖에 없을 형편”이라고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원자재 가격부터 최저임금, 주휴수당 부담 등 안팎의 어려움은 가중되는데, 당장 이번 추석 연휴만 해도 보름 이상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해 손해가 막심하다”며 “앞으로 생산, 영업에 최선을 다해 이 어려움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장에선 직원 2명과 함께 이 대표도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일감이 이전보다 줄었지만 워낙 인력이 부족해 여유가 없다고 했다.

6일간의 추석 연휴를 앞둔 가운데 내수 부진과 원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 고금리 등 다중 복합 악재에 직면한 중소기업들이 생존위기에 처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대중 수출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하던 기업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었다.

20일 관련 업계와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305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파악한 9월 경기전망지수(SBHI)는 83.7을 기록했다. SBHI가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 업체가 더 많다는 의미다. 전월 대비 4.0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준다. 중기중앙회가 추석을 앞두고 중소기업 800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도 지난해 추석보다 올 추석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는 답이 26.9%로 나타났다. 원활하다는 답(15.8%)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자금난 원인(복수 응답)으로는 판매·매출 부진이 77.7%로 가장 많았다.

화장품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50대의 A(여) 대표는 “중국 수출을 나름 치밀하게 준비했는데 현지 경제 상황이 워낙 좋지 않은 데다, 수출규제도 강화돼 중국 시장 진출을 아예 포기한 상태”라며 “차선책으로 일본, 미국 수출도 타진하고 있는데, 요즘은 K-뷰티가 예전만큼 잘되는 비즈니스는 아닌 것 같아 더더욱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일선 중소기업들은 정부 차원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충남 예산에서 절연 코드세트 등을 제조하는 ㈜로디움의 이진욱(61) 대표는 “내수 침체로 상품 판매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세 부담만이라도 낮춰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홍림(56) 반월패션칼라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규제 철폐와 숙련 외국인 직원 장기 채용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통해 기업들의 사기를 올려주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영·박지웅 기자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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