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둔 환자의 마지막 얘기 공통주제는 ‘후회’”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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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종합병원의 원목을 맡고 있는 준 박(사진 오른쪽) 목사가 동료 목사와 함께 병원에서 기타를 치며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CNN 홈페이지 캡처



■ CNN, 美 종합병원 근무 한국계 목사 준 박 사연 소개

죽어가는 사람 곁 지키는 원목
“자기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타인 원하는 것만 했다는 후회

우리는 그저 종이 등불에 불과
대인관계 매 순간 최선 다해야”


“어린 시절 학대받았던 상처를 딛고 원목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죽음을 앞둔 환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데 제 삶을 바치고자 합니다.”

미국의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며 임종을 앞둔 환자 수천 명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어준 한국계 목사 준 박(Joon Park·41)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박 목사는 지난 8년간 플로리다주에 있는 1040병상 규모의 탬파 종합병원에서 원목을 맡아서 죽어가는 이들의 곁을 지켜왔다. 그는 본인의 유년 시절 상처를 양분 삼아 병원에서 목사로 일하게 됐다. 한인 이민자 2세인 그는 플로리다 라르고에서 자랐는데, 가부장적인 부모 밑에서 어린 시절 언어적·신체적 학대를 당했다고 회고했다. 성인이 된 그는 내면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 애썼고, 상담 치료와 성찰을 통해 상처를 치유해 나갔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신학교를 졸업한 뒤엔 “나처럼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으로 병원에 발을 들였다.

박 목사는 자신이 삶에서 겪어온 일들을 통해 환자나 그 가족들과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됐다면서 “원목으로 일하며 어떤 목적도 없이 완전한 연민과 이해로 상대를 보고, 듣고, 그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가 원한다면 종교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대부분의 대화는 정신 건강부터 슬픔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매번 삶을 마무리하는 환자들을 만나며 ‘죽음에 대한 불안’과 함께 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저 종이 등불에 불과하고 언제든 타버릴 수 있기에, 사람들과의 관계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그는 죽어가는 환자들이 공통으로 얘기하는 주제는 ‘후회’라면서 대부분의 후회는 살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만 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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