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사업 17차례 보고, 위증교사 녹취록도 나온 李 영장[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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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청구서 내용은 ‘무기징역 선고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말해주듯 매우 충격적이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에 보고되면서 20일 언론에 보도됐는데, 이 대표가 “정치 탄압”이라고 반박하기 힘들 만큼 구체적이다. 성남 백현동 개발 사업,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검사 사칭 위증교사 사건 등 3가지 혐의에 대한 사실이 142쪽에 걸쳐 적시됐는데,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라고만 할 수 없는 증거와 증언이 수두룩하다. 이 대표는 “소설 쓴다” “증거가 하나도 없다”고 했지만, 국민의 입장에선 참담한 내용이 너무 많다.

지난 2002년에 발생한 사건이지만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때 이 대표가 “누명을 썼다”고 해 다시 부각된 ‘검사 사칭 사건’이 이번 영장에 ‘위증교사’ 사건으로 다시 의율됐다. KBS PD와 함께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분당 파크뷰 의혹’을 취재하며 검사를 사칭해 처벌을 받았다. 그런데 경기지사 선거 때 범죄 혐의를 부인,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핵심 증인인 김 전 시장 수행 비서에게 변론요지서까지 보내주며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라며 위증을 교사했다는 것이다. 당시 수행 비서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위증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 대표와 나눈 통화 내용도 증거로 제출했다.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해선 쌍방울 측이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내면서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최소 17차례나 보고한 사실이 영장에 적시됐다. 이 대표는 2018년 9월 이 전 부지사에게 “북한이 스마트팜 지원 등을 원한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고 이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차질을 빚자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에 스마트팜 조성비와 이 대표의 방북 비용 대납을 요구했고, 이를 이 대표에게 수시로 보고했다. 특히 이 전 부지사가 경색된 남북관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예산이 2000억 원이나 들어가는 쌀 10만t을 북한에 지원하는 계획을 이 대표에게 승인까지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이 지난 12일 이 대표 조사 과정에서 경기도지사 직인이 들어간 공문을 제시했는데 이 대표는 “나는 모르고 이화영이 다 한 일”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고 한다.

검찰은 전체 영장 중 구속 사유에 51쪽 분량을 할애할 만큼 사법 방해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 대표는 더 이상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말고 법원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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