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폐지론[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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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논설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검찰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대학 동기인 영장전담 판사를 골랐다고 주장했다. 허위였다. 그는 청담동 술자리 가짜뉴스의 유포자이기도 하다.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에게 로펌 인턴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결국 의원직을 잃었다. ‘짤짤이’ 성희롱 논란이 일어 당원 자격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적도 있다. 정의기억연대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윤미향 의원은 최근 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내년 5월까지 의원직이 유지돼도 이미 윤리·도덕적으로 파탄 상태다.

이들은 의원 자질 시비의 한가운데 서 있다. ‘비례 위성정당’ 출신이라는 점도 똑같다. 김 의원은 지난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 탈락자들이 모인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김진애 전 의원이 선거 출마로 사퇴하면서 의원직을 승계했고,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합당하면서 민주당 소속이 됐다. 최 전 의원도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윤 의원은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출신이다.

사정이 이러니 또 ‘비례대표 무용론’이 나온다. 다양성과 전문성을 입법에 반영하기 위해 뽑아놨더니 제 역할은커녕 문제만 일으켜서다. 대결 정치를 부추기는 첨병이란 비판도 많다. 비례대표가 지역구 공천의 발판이 되는 것도 폐지론의 논거다. 직능 대표로 깊은 인상을 남긴 이는 대정부질문에서 ‘코이의 법칙’을 일깨워준 김예지 의원 정도다.

하지만 정치권과 관련 학계에선 되레 비례대표 확대 논의가 더 활발하다. 사표(死票) 최소화가 명분이다. 민주화 이후 제12대부터 제21대 총선까지 평균을 내보면 사표 비율이 49.98%란다. 50%의 의사는 버려지는 것이다. 양극단의 혐오 정치를 바꿀 대안으로 비례대표 확대가 제기돼온 근거이기도 하다. 내년 4·10 총선의 룰을 정하는 선거구제 개편 협상이 교착 상태다. 권역별로 할지 연동형으로 할지 ‘비례대표 퍼즐’을 풀지 못해 선거구획정까지 지연되고 있다. 현재는 지역구 253명, 비례대표 47명으로 단순다수제와 비례대표의 혼합형이다. 문제가 생기는 건 제도 탓일까, 사람 탓일까. 지금은 두 가지 모두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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