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法理로는 납득 힘든 李 영장 기각[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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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27일 새벽에 이 대표의 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백현동 개발 의혹과 관련하여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지만, 직접증거 자체는 부족해서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이나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서 이 대표가 관여됐다고 보지 않으면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와 경기도 사이의 남북교류협력 사업 협약식에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장 신청을 했고, 돌아와서 보고서도 제출했다. 그런데 당시 도지사이던 이 대표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 이상하지 않을까.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를 경기도를 대신해서 북한에 건네줬는데 이 전 부지사가 부탁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앞으로 대북사업은 번창할 수밖에 없고 이를 모두 쌍방울에서 독점하게 해줄 것이니 재벌이 될 거라고 했다 한다. 경기도에서 그 정도 보장을 해주지 않았다면 사업 하는 사람이 그 많은 돈을 거저 투자를 했겠는가. 나중에 김성태 전 회장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이 대표는 자신의 비서실장이 대신 문상하게 했다. 조문을 간 비서실장은 ‘이 지사가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이 모든 사실관계를 두고 영장전담 판사는 상당한 의심이 들지만 직접증거는 부족하다고 했다. 경기도가 북한에 이 지사의 방북을 성사시켜 달라고 4차례 공문을 보냈는데, 당시 해당 문서의 결재권자는 이 지사였다.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서 당시 국토교통부가 협박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라는 회유와 압박을 받았다는 공무원들의 진술도 있다. 공문의 내용을 모르면서 결재를 할 수도 있다. 진술은 사실과 다르게 이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측근들이 모두 구속기소가 되고 법정에서 이 대표가 연루돼 있다는 진술을 이어나가고 있는데도 직접증거가 부족하다는 영장전담 판사의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당 안팎에는 이 대표가 결백하다고 믿는 사람들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 극성 지지자들이 있다.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아야 하는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정치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은 공천을 받아야만 의원직을 가질 수 있다. 당대표를 선출한 것은 그들이지만, 투표한 이후에는 당대표가 칼자루를 쥐게 된다.

그러면 이재명을 지지하는 법조인은 무엇인가. 군사정권 시절 독재 타도가 지상의 과제였던 운동권에서는 좌파를 군부·법조계·정보기관 등에 심어놔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 작전은 상당한 수준에서 성공했다. 좌파는 적을 섬멸하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적개심을 심어주는 일에 능통하다. 사안을 판단할 때, 옳고 그름이 아니라 어느 편인지가 기준이 된다.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은 관점에 따라 결론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오늘의 영장 기각도 그 일환이 아닌지 의심된다. 아니면,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작업을 하면서 민주당이 파탄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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