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요구한 적 없다”던 교사 사망 호원초 학부모...계좌번호 보내고 500만 원 받았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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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21년 극단적 선택을 한 경기 의정부 호원초 이영승 교사가 2019년 당시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MBC 보도화면 갈무리



경기 의정부시 호원초에서 교사로 근무한 고 이영승 씨에게서 약 400만 원을 악성 민원으로 받아낸 것으로 알려진 소위 ‘페트병 사건’ 학부모가 실제로 받은 돈은 그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 치료비 명목으로 수백 만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 해당 학부모 측은 그간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29일 경찰과 MBC 등에 따르면 이 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3년 동안 지속됐던 학부모 A 씨의 악성 민원과 괴롭힘을 못 이기고 ‘치료비 명목’으로 입금한 돈은 500만 원에 달했다. 이 교사의 수업 중 해당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쳤고, 학교안전공제회는 2017·2019년 2회에 걸쳐 보상비를 지급했다. 학부모 측은 그러나 휴직 후 군에 입대했던 이 씨에게 연락을 했고, 복직 후에도 그만두지 않았다. 결국 이 씨는 극단적 선택 직전까지 사비를 들여 월 50만 원씩을 8차례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여기에 더해 100만 원을 추가로 더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는 2019년 2월 학생의 수술 당시 "혹시 계좌번호 하나만 받을 수 있을까요? 어머님 그리고 OO한테 너무 죄송하고 미안한데 정신적, 심적인 의지가 못 되어 드리니 50만원씩 열달 동안 도움 드리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수술 열흘 뒤인 2019년 2월28일 이 교사는 A씨에게 "어머님~ 계좌번호 보내주세요. 주말 동안에 보낼게요~!"라는 문자를 보냈고, 이에 A씨는 "선생님 감사합니다. 농협 XXX-XXX(계좌번호), OOO(이름)입니다. 즐건 휴일 되세요"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후 다시 열흘 뒤인 같은해 3월11일 A씨는 "치료비를 송금해줘서 감사드립니다. 수술 잘 됐다 하네요. 저두 좀 마음이 놓이네요. 조만간 연락드릴게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1차 성형수술비 100만 원을 주말인 3월 2일과 3일 사이에 먼저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이 교사는 2019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달 50만원씩 400만 원을 더 보냄으로써 총 50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A 씨는 돈 요구 의혹에 대해 "고인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면서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서 내놓겠다"고 한 매체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서울의 한 농협에서 예금과 보험 업무를 맡은 부지점장으로 알려진 A 씨는 현재 대기발령을 받고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이 씨 유족의 법률대리인은 "‘돈을 달라’라고 하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더라도, 그 당사자가 공포심을 느껴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만들 정도로 구성이 됐다면 그건 협박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 시의 휴대전화 2대를 확보한 경찰은 추석 연휴 이후 해당 학부모 등 3명을 소환할 계획이다.

서종민 기자
서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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