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행차에 인도까지 막아…아시안게임용 ‘주민 통제’에 중국 시민들 부글부글

  • 문화일보
  • 입력 2023-09-30 07:35
  • 업데이트 2023-09-3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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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전철 안에서 무장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한 각종 통제 속에 주민들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AFP 연합뉴스



대회 위한 도로·물류 등 통제
주민 불만 G20 때보다 커져


항저우=박준우 특파원

“아. 여기도 막혔네?”

2022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이 개막한 지 하루 뒤인 24일 택시기사 뤼(呂) 씨가 고가도로를 빠져나가려다 인터체인지가 막힌 것을 보고 또다시 불만을 토로했다. 원래 가려던 도로가 아시안게임 등을 이유로 곳곳에서 통제가 이뤄지면서 제대로 업무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뤼 씨는 “통제가 어느 곳이 이뤄지는지 네비게이션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며 “아침부터 손님을 태우고 가다가 이렇게 막힌 곳으로 와서 길을 돌아가는 경우가 계속 생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간 연기됐던 아시안게임이 개막했지만, 항저우 곳곳에서는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교통뿐 아니라 화물운송, 거주 등에서 강력한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 이동 뿐 아니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이 이동하는 기간에는 항저우 내의 인도까지도 철저하게 통제됐다. 약 수십 개의 지하철역이 대회 기간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중국의 한 SNS에서 전자상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힌 한 이용자는 “저장성으로 주문했던 제품이 배송되지 못해 하루에 30∼40개씩의 상품이 반송되고 있다”며 “반송비, 재배송비가 계속 증가해 중간에서 손해를 입는 돈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아시안게임을 위해 항저우에 2000억 위안 이상의 돈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주민들의 생활은 더 불편해진 것이다. 시사평론가 차이셴쿤(蔡愼坤)은 X(옛 트위터)를 통해 “국민의 지방과 부는 권력자와 부유층의 주머니로 소리 없이 흘러 들어가고 부담은 인민의 몫으로 남는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은 7년 전과 놀랄 만큼 닮아있다. 지난 2016년 항저우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당국은 이번 못지않은 강력한 통제와 주민들의 참여를 요구했다.

한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은 항저우 내 모든 여성들이 전통의상 중 하나인 ‘치파오’를 입고 다니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하려 했다 거센 반발을 받아 무산되기도 했다.

2016년 G20 정상회의를 비난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던 글 ‘항저우, 부끄러운 줄 알아라’가 최근 다시 웨이보(微博) 등지에서 유행하고 있다. 당시 글을 썼던 공무원 궈언핑(郭恩平)은 체포돼 구류를 살고 공직에서 해임됐다.

그러나 7년 전 애국심으로 뭉쳤던 중국인들은 그때보다 국가의 말에 100% 동의하지는 않는 것 같다. SNS 등에서는 정부에 대한 비판 글이 이전보다 늘고 있고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도 과거보다 많아지고 있다. 지나가는 세월 속에 당국도 뭔가 다른 대안을 찾을 때가 된 것처럼 보인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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