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흡수율 높이고 두께 300분의 1로… 투명 태양전지 상용화 ‘가시권’[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다]

  • 문화일보
  • 입력 2023-10-05 10:02
  • 업데이트 2023-10-0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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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경기 의왕시 현대자동차그룹 의왕 중앙연구소에서 전자소자연구팀 연구원들이 인공 태양광을 이용해 투명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을 확인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 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다 - (4)현대차그룹 의왕 중앙연구소 가보니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투명전지
펴바를 정도로 얇고 내구성 갖춰
모빌리티·건설 등 확장성‘무한’

아파트 창문에 기술 적용했을때
한 가구 전력 사용량 67% 발전
지하주차장 조명만으로도 충전

차량 전동화에도 중장기적 투자
향후 10년간 35조8000억 책정


의왕=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회에서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미래 전동화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지난 2020년 정 회장 취임 후 전동화 분야에 대한 투자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도전을 이어온 현대차는 투명 태양전지와 같은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투명 태양전지 상용화와 함께 적용 범위를 모빌리티에서 건설 분야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5일 현대차그룹 의왕 중앙연구소 전자소자연구실에서 만난 연구원들은 주변의 우려를 딛고 투명 태양전지 상용화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뒀다. 강리라 현대차 기초소재연구센터 전자소자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처음 연구를 시작했던 2020년 당시만 해도 ‘이런 연구를 왜 하느냐’ ‘과연 성과가 나겠느냐’와 같은 우려 섞인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실리콘 태양전지가 갖지 못한 투명 태양전지만의 장점들을 꾸준히 연구한 결과 이제는 이 분야에서 세계 최초의 기술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투명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를 활용해 차량의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1839년 러시아 광물학자 레프 페로브스키가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발견한 광물에서 이름을 따온 페로브스카이트는 가공 비용과 재료비를 아낄 수 있고, 기존 태양광 패널과 달리 건물이나 차량에 펴 바르는 방법(도포)으로 설치가 가능할 정도로 얇게 만들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실리콘 셀 대비 패널 두께가 200∼300분의 1 수준이며 무게도 훨씬 가볍다. 광 흡수율이 높아서 태양전지 셀의 발전 효율이 이론상 40%에 달한다. 무엇보다 어두운 실리콘 태양전지는 차량이나 건물의 창문처럼 투명성이 요구되는 곳에는 사용이 어려웠지만, 투명 태양전지는 큰 제약 없이 빛이 닿는 곳에 적용할 수 있어 전기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상태에서 조명 불빛만으로 충전을 하거나, 달리는 도중에 기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르면 2030년 투명 태양전지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추후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을 쉽게 생성할 수 있는 특성을 이용한 솔라 페인트를 모빌리티 도장 과정에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병홍 현대차 기초소재연구센터 전자소자연구팀 프로젝트리더(PL)는 “투명 태양전지의 확장성은 충분하고, 이미 건설업체와 건축물 적용 가능성도 검토했다”며 “가령 일반아파트 창문에 투명 태양전지를 적용했을 때 한 가구 평균 사용 전력량의 67%를 투명 태양전지만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진동에 높은 내구성을 가졌다는 장점을 활용하면 도로에 적용하는 솔라 로드 콘셉트의 구현도 상상해볼 수 있다”며 “투명 태양전지가 탄소중립을 이끄는 핵심기술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현대차는 투명 태양전지 외에도 최근 손상 부위를 스스로 치유하는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나노 캡슐로 부품 마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자랑하는 모빌리티 일체형 ‘탠덤 태양전지’, 차량 내부의 온도 상승을 줄이는 ‘투명 복사 냉각 필름’ 등 전동화 부문 선행 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현대차가 미래 기술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 배경에는 아낌없는 투자가 있다. 현대차는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현대 모터 웨이’로 명명하고 올해 전기차 22만 대 판매 계획에 이어 2026년 94만 대, 2030년 200만 대 판매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총 109조4000억 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재무 계획을 수립했다. 이 중 33%에 해당하는 35조8000억 원을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했다. 현대 모터 웨이는 크게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도입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배터리 역량 고도화 및 전 영역 밸류체인 구축 추진 등 3가지 상세 전략을 뼈대로 한다.

/ 제작후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SK, 포스코, 롯데, 한화, 이마트, KT, CJ, 대한항공, 카카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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