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권, 인적 쇄신과 인식 전환 않으면 총선 참패 부른다[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0-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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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10총선을 6개월 앞두고 11일 실시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한 곳의 단체장을 뽑은 선거에 불과하지만, 득표율 차이 17.15%포인트의 의미는 매우 크다. 여론조사 신뢰성이 극도로 낮은 상황에서 실제 선거 결과는 가장 유력한 민심의 바로미터다. 이런 점에서 패배한 윤석열 정권에 보낸 민심의 통절한 경고였다. 이번 보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56.52%)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39.37%)를 압도했다. 공교롭게도 2020년 4월 총선 결과와 판박이다. 당시 강서구 갑·을·병 3개 선거구 후보 합산 득표율은 민주당 57.26%,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39.18%였고, 득표율 차이는 18.08%포인트였다. 지난해 3월 대선에서는 차이가 2.18%포인트로 좁혀졌고, 6월 지방선거(강서구청장)에서는 여당 후보가 간신히 이겼다.

이번 보선은 민심이 제21대 총선 상황으로 돌아갔음을 보여준다.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중도층이 대거 이탈했고, 이대로 내년 총선을 치른다면 ‘민주당 180석, 국민의힘 103석’의 상황을 되풀이할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원인은 4가지다. 첫째,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자유민주주의 강조는 지지층을 굳혔지만, 중도층 확장에는 역부족이다. 민생을 보듬는 진정성이 중요하다. 국정 독주 이미지도 문제였다. 둘째, 선거 전략도 엉터리였다. 김 후보의 유죄 확정 판결로 생긴 보궐선거에 당사자를 사면한 뒤 공천한 것부터 무리였다. 셋째, 선거 전술은 더 엉망이었다. 거야(巨野)에 발목 잡힌 정부라는 현실을 팽개치고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힘 있는 여당’을 내세웠다. 윤 대통령과 ‘핫라인’ 운운은 부적절했고, 강서구 개발 공약은 정교하지 않았다. 넷째, 후보의 잦은 말실수도 한몫했다. 보궐선거 비용 40억 원을 ‘애교’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도 반발을 샀다.

윤 대통령과 여당이 이런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과감한 변화에 나서야 한다. 반대로 ‘이재명 리스크’에 의존하려 한다면 더 센 민심의 회초리를 자초할 것이다.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참모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며, 국정에 임하는 윤 대통령 인식과 스타일 전환도 중요하다. 상징적으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사퇴시켜야 한다. 김기현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 더 경각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수도권과 험지 출신 인사 중심으로 총선 지휘부를 만드는 일이 급하다. 이번 보선 참패가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이제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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