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공석 장기화… 인선 서둘고 野 몽니 더는 없어야[사설]

  • 문화일보
  • 입력 2023-10-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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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당론 부결’에 따른 사법부 위기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대법원장 공석 사태가 23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대법관들은 지난 16일 전체회의를 열어 대법원장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후임 대법관을 제청하지 않고, 내년 2월 법원장 등 법관 정기 인사는 예정대로 진행하며, 전원합의체 심리는 하되 선고는 유보하는 등의 원칙에 의견을 모았다.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이 내년 1월 1일 퇴임하기 때문에 김선수 대법관이 대법원장 대행을 맡아 정기 인사를 단행할 수 있게 된다.

지난 6년 동안 김명수 체제에서 망가진 사법부 실상은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는데도, 그런 상황이 연장될 길이 열린 셈이다. 후임 대법원장 지명과 국회 임명 동의를 서두른다고 해도 취임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대법관 추천과 국회 청문회 및 임명 동의 등을 거치려면 또 3개월 정도 더 걸린다. 그런데 압도적 다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대놓고 제2 제3의 이균용 사태를 겁박한다. 이재명 대표의 비위 사건이 줄줄이 재판에 넘겨진 상황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민변 회장 출신으로 제2의 김명수 지적도 받는 ‘김선수 대행 체제’가 내년 4월 총선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온다.

김명수 사법부의 최대 폐해가 진보 또는 특정 성향 판사들을 요직에 배치한 인사 문란과, 문재인 정권에 편향적인 재판을 진행한 판결 문란이다. 조국 전 장관 자녀 입시비리,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사건 등은 1심 재판만 3∼4년 끌었다. 윤미향 의원 등의 재판도 마찬가지다.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대법원장 장기 공석은 그 자체로 헌정 질서를 훼손한다. 대법원장은 전원합의체 재판장을 맡고 판사 임명권·사법행정권 등을 행사하며, 대법관 임명 제청권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3인 지명권 등도 갖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적임자를 신속히 재지명해야 한다. 마침 대한변호사협회도 16일 이종석 헌법재판관 등 5명을 천거했다. 민주당 책임이 더 무겁다. 양심에 따른 자유 투표를 거부하고 또 당론 반대를 강요하는 식으로 ‘이재명 방탄’ 의심을 자초할 몽니를 더는 부리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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